대구시립극단 하반기 공연작 코카서스의 백묵원 선정

입력 2002-07-29 14:03:00

대구시립극단(감독 이상원)은 2002년 하반기 정기공연작으로 '코카서스의 백묵원(베르톨트 브레히트 원작/이상원 연출)'을선정하고, 본격적인 공연연습에 들어갔다.

당초 시립극단측은 지역극작가의 창작극 '꽃은 지다'를 시도했으나, 무대세트 및 대본조정등이 난항을 겪으며 출품이 무산됐다. 상반기 정기공연 '한여름밤의 꿈'이후 대중성보다 실험정신을 강조한 무대를 만들겠다던 시립극단의 의도가 실현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시립극단 제9회 정기공연인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오는 9월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채치민 정철원 백은숙 등 시립극단 단원과 홍문종 김현규 성석배 최주환 김미화 김효숙 등 대구연극계의 중진과 젊은배우 등50여명이 작품에 힘을 쏟는다.

'코카서스의 백묵원'(Der Kaukasische Kreidekreis)은 새로운 연극형식으로의 '서사극이론'을 주창한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의 작품.

1948년 미국에서 초연된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브레히트의 작품 중 가장 시적이며 서사적인 요소가 많은 '극중극'.'계곡을 둘러싼 분쟁'이란 제1막을 포함, 모두 6막으로 재구성했다.

계곡에서 양을 치고 살다가 독일군의 침입으로 이주한 갈린스크 농장 주민들과 그 사이 계곡에 이주하여 개발계획을 세운 룩셈부르크 농장주민들이 독일군이 패한 뒤 계곡의 소유권 다툼을 벌인다.

결국 계곡의 소유권은 사회적 관점에서 계곡을 보다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쪽에 넘어가는데 이는 백묵원의 재판에서 누가 아이에게 옳은 어머니인가를 판결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선 브레히트 특유의 '이화(異化)효과'와 '거리두기'기법을 살렸다. 즉 관객의 감정을 연극에 동화시키지 않고, 무대의 상황을 관객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해 관찰자로서의 자세를 가지게 한다.

연기자는 자신이 맡은 인물에 몰입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인물의 상황을 관객에게 '보고'하면서, 자신이 맡은 인물에 거리를 두고 비평하는 입장을 갖는다.

이상원 시립극단 감독은 "브레히트의 작품은 사회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제5공화국까지 국내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다"며 "브레히트 연극의 사회성과 서사극기법을 살리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연출평을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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