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장-여야 1천만원 공방

입력 1999-10-30 00:00:00

한나라당 정형근의원과 문건 제보자인 평화방송 이도준기자 사이의 금전수수 관계가 밝혀짐에 따라 문건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민회의 측은 즉각 이번 사건을 정의원의 '정보매수공작'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회의 김재일 부대변인은 "괴문서 사건이 정의원의 매수공작이었음이 드러났고 이회창총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편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금전수수 사실을 먼저 흘린 것은 국민회의.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29일 밤 "이차장이 최근 재정사정에 쪼들리면서 동료기자와 정치인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빚보증을 부탁하는 등 돈관계가 복잡했다"면서 "정의원이 1천만원을 보태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측은 이종찬부총재의 최상주보좌관이 이기자를 만나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고 이기자는 28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찾아와서도 이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정의원과 이차장 사이의 금전수수 문제는 검찰수사에서도 집중적으로 파헤쳐질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건을 정보매수 쪽으로 몰고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에 정의원은 "문건을 건네받기 2-3개월전 잘 알고 지내던 이차장이 도움을 호소해 500만원씩 두번을 도와 줬다"고 시인했다. 정의원은 또 돈을 건넨 시점에 대해 "금년초인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오래전"이라며 문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의원 외에 한나라당의 박관용.이신범.김홍신의원과 국민회의 설훈의원 등이 1천만원 씩의 빚보증을 서주는 등 이기자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의원과 이기자 사이의 금전수수 관계가 드러난 데 대해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금품제공설이 느닷없이 흘러 나온 것은 여권의 회유공작에 따른 것"이라고 반격하고 나섰다. 장광근부대변인은 평화방송 이기자의 28일 기자회견장에 이부총재의 보좌관이 배석했고 기자회견 장소도 국민회의 기자실에서 황급하게 변경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금품제공설은 이부총재 측의 집요한 공작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문건 내용대로 여권이 언론공작을 실제로 진행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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