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포도 흉작… 농가 주름살

입력 1999-10-28 14:42:00

영천지역 포도 생산농가들이 유례없는 흉작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당국은 별다른 지원대책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어 피해농가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영천시는 전국 포도생산량의 12%선을 차지하는 전국 최대산지로 올해 총4만2천여t의 포도를 생산, 700억원의 소득을 예상했으나 수확기에 내린 잦은 비로 심한 낙과·열과피해가 발생,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30% 준 2만9천여t에 머문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생산량 감수가 평균 40%이상이고 그나마 품질이 나빠져 판매금액은 60%이상 크게 떨어졌다"며 당국의 추산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북안면 지역의 경우 농협 조사결과 56%가 열과피해를 입었고 수입금에서는 평균 70%까지 폭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피해로 포도에 의존하는 일부 전업농의 경우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나 당국은 "재해로 인정되는 피해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피해농가 지원에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영천시 금호읍 황정리 황모(45)씨는 "포도는 수확기의 잦은 비가 홍수나 가뭄보다 더 큰 피해를 주는 특수성이 있다"며 "자치단체등 관계기관서 재해에 준하는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천지역은 주종산업인 포도가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흉작이 됨으로써 지역 경제에도 큰 주름살이 되고 있다.

金才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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