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바르게 써야죠"

입력 1999-10-09 00:00:00

각종 신문, 방송등에서 잘못 쓰여진 한글을 지적, 한글 바로쓰기에 반평생을 바쳐온 광고업자가 있어 화제다.

고령군 고령읍 쾌빈리에서 고령광고사를 경영하고 있는 이종기(52.사진)씨.

이씨가 30여년간 잘못 쓰인 한글을 일일이 가려내 해당기관이나 업체에 연락해 시정을 촉구한 것만도 수천건에 이른다.

"왜 남의 일에 참견이냐", "동네 구장질이나 하지"등 핀잔도 쏟아졌지만 이씨의 한글 사랑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현수막, 도로표지, 안내문, 광고물에다 한글을 가장 정확히 사용해야할 신문, 방송등 매스컴에서까지 한글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어린이 교육 차원에서 팔을 걷고 나섰다는 것이 이씨의 한글사랑 운동의 동기. 이씨는 매일 조, 석간 신문과 주간지등 7, 8개의 신문을 검토해, 잘못된 한글을 모아 현재까지 수천점의 지적사항을 스크랩해 두고 있으며 방송에서 잘못된 언어를 사용할때면 바로 방송국에 전화를 하는 극성 한글 애호가다.

심지어 국정교과서에서도 잘못쓴 한글을 발견해 해당기관을 찾아 전화를 하는가하면 교육방송에는 방송언어와 관련해 자주 전화를 하는 바람에 고령 광고업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지난해 9월 이씨는 KBS방송국을 찾아 잘못 쓴 한글사례 200여건을 스크랩한 것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수시로 열린 한글 세미나에 참석해 출연한 교수와 한글사용법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모회사 자판기에 동전 투입시 표시되는 '동작중'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작동중'으로 시정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농기구와 농기계를 잘못 구분, 사용하는 사례를 비롯 행사용 현수막등에도 잘못 사용한 한글이 많다며 일일이 사진을 찍어 보관하고있다.

중졸학력이 전부인 이씨는 의심이 가는 말이나 글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전문가에게 이를 확인, 전문가 버금가는 한글실력을 갖추게 됐다.'한글사랑이 곧 애국'이라는 이씨는 "이 업만큼은 자식들에게도 전수할 계획"이다.

고령.金仁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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