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인근 억새 산행지

입력 1999-10-08 15:26:00

가을이 깊어가면서 단풍철로 접어들고 있다.

설악산등 북쪽에서부터 물들기 시작한 단풍물결은 슬금슬금 남하해 중순께는 영남지역의 산천들도 다투어 가을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다. 어디든 떠나기 좋은 계절, 단풍의 원색물결속에 하얗게 부서지는 억새밭은 가을산행을 더욱 설레게 한다. 대구·경북인근의 대표적 억새 군락지인 영남알프스와 경남 창녕 화왕산으로 가을산행을 안내한다.

◇영남알프스

남한 최대의 억새천국인 영남알프스는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만추를 즐기려는 발길로 북적거린다.

경북 청도군과 경남 밀양시·양산군 그리고 울산시에 걸쳐 펼쳐있는 영남알프스는 가지산·운문산·고헌산·문복산·천황산·신불산·취서산등 해발 1천m가 넘는 10여개의 준봉들이 모인 산군. 이 가운데 경남 밀양의 재약산 사자평과 신불산 신불평원(신불재), 영취산(취서산) 북쪽 영취재, 신불산~간월산 간월재의 드넓은 억새풀밭이 장관이다.

특히 사자평의 만발한 억새풀은 봄의 찬란함을 능가해 영남알프스 전 지역 중에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몰린다. 산행길은 밀양 표충사를 떠나 옥류동계곡을 지나 고사리마을~사자평~재약산 정상~표충사 코스가 무난. 밀양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버스로 40분거리인 표충사 앞에 내리면 상세한 등산로 표시가 원하는 코스를 정해준다. 사자평까지는 보통 1~2시간정도 걸린다. 문의:밀양시청 관광계(0527)352-7201,354-0101.

신불산과 간월산 억새풀은 울산시 상북면 등억리 간월산장으로 올라 가는 길과 삼남면 가천리 방면 또는 양산시 화북면 통도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통도 환타지아 쪽으로 길을 잡으면 정상까지 2~3시간 정도 걸린다. 신불산에는 공룡릉이라는 암릉 산행코스도 있어 좋다. 문의: 울산 상북면사무소(052)262-2302, 삼남면사무소(052)263-8861.

◇화왕산

봄 진달래와 함께 널리 알려진 장관이 경남 창녕의 진산인 화왕산 가을억새다. 해발 757m의 높지 않은 화왕산에는 벌써 십리억새밭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점차 등산객의 발길이 쏠리고 있다. 십리억새밭은 과거 화산폭발로 생긴 분지를 뒤덮고 있다.

봄철 푸른 억새는 화왕산을 초원으로 장식하다 늦가을이면 황금빛 물결로 바꾸어 놓아 탐승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 펼쳐지는 갈대제(일명 억새제)가 또다른 볼거리이다. 올해는 9일부터 10일까지 화왕산서 열린다.

이때 수백명의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2km의 화왕산성 벽을 따라 걸으며 의병장 곽재우를 기린다. 또 억새밭에는 행사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깊어가는 가을밤을 밝히며 하루를 보내게 된다. 누구가 참여할 수 있다. 한편 갈대제와 또다른 볼거리였던 화왕산 억새밭태우기는 그동안 생태계 파괴논란 문제로 지난95년과 96년에만 열렸다 중단된 뒤 내년에 다시 열릴 예정. 문의:(0559)530-8221,533-4101 (창녕군청).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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