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냉장고까지 뚫렸다…유통업계 덮친 '해킹 공포'

입력 2026-11-05 16:21:45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유럽 11개국 냉장설비 공격 확산
프랑스 혈액 보관시설도 해킹 표적
국내 업계 "독립 관리로 위험 낮아"

냉장고 해킹으로 식품이 대거 폐기된 아일랜드의 슈퍼마켓. 연합뉴스
냉장고 해킹으로 식품이 대거 폐기된 아일랜드의 슈퍼마켓. 연합뉴스

사이버 공격의 위협이 유통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유럽에서 해커들이 마트 냉장·냉동시설의 온도를 높여 식품을 폐기하는 피해가 잇따른 데 이어 프랑스 혈액 보관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 국내 유통·외식업계는 유사한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외신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에서 시작된 슈퍼마켓 냉장고 해킹 사태는 유럽 11개국으로 확산했다. 해커들이 인터넷에 연결된 냉장설비의 온도를 최고 50도까지 높이면서 식품 폐기 피해가 잇따랐다. 프랑스에서만 700여개 점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프랑스 국립혈액원(EFS) 산하 혈장 보관시설 3곳도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해커들이 온도 설정값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려 했지만 경보 시스템이 이상을 감지해 혈액 제품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지역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 편의점주는 "과거 다른 편의점에서 누군가 냉동고 온도를 바꿔 상품을 폐기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제는 해킹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유통업계는 냉장설비를 점포별로 독립 관리해 유사한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한다. 이마트는 각 점포에서 냉장설비를 개별 제어하고 외부망과 연결하지 않는다. 롯데마트도 쇼케이스별로 온도를 수동 관리하며, 편의점 역시 대부분 독립형 장비를 사용한다.

지역 식품업체와 음식점도 비슷하다. 육류 소매·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만재푸드 대표는 "냉장·냉동시설은 온도를 수동으로 설정하며 외부에서 원격 제어하는 기능은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외식업계 관계자도 "일반 음식점은 냉장·냉동고를 개별적으로 사용하고 원격 제어 시스템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서도 사물인터넷(IoT) 기반 냉장설비가 상용화된 만큼 보안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냉장시설의 온도 이상은 식품 폐기와 영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