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자립 1번지' 구미, 핵심광물 국산화 이끈다

입력 2026-11-05 1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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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서 리튬·니켈 회수… 재영텍·오르타 등 고순도 제련 기술 결집
KMW 희토류 영구자석 연 1천톤 양산, SK실트론 반도체 초순수 국산화 맞물려
2차전지·방산·반도체 아우른 '전략소재 방파제'… 김장호 시장 "행정 지원 총력"

김장호 구미시장이 SK실트론의 초순수 실증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김장호 구미시장이 SK실트론의 초순수 실증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글로벌 자원 무기화와 공급망 블록화 속에서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전략소재·핵심광물 국산화의 전초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단순 전자 조립 중심이었던 산업 생태계를 폐자원 전략광물 회수, 반도체 필수 소재, 희토류 영구자석까지 아우르는 '자립형 소재 거점'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다.

5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국산화의 첫 단추는 전량 해외에 기대던 배터리 핵심 원료를 국내 폐자원에서 뽑아내는 고순도 제련 기술이다. 구미 국가산단에 입주한 재영텍은 독자 개발한 '선배소 공법'으로 폐배터리에서 배터리급 고순도 탄산리튬을 85% 이상 회수하는 체제를 상용화했다. 친환경 공정으로 탄소와 폐수를 줄인 재영텍은 LG화학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안정적인 원료 기지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습식 제련 전문인 오르타머티리얼즈가 블랙매스와 전구체 공정 부산물에서 니켈·코발트·망간을 분리·정제해 에코프로 등 국내 주요 소재사에 공급하며 기초 광물 자립 기반을 다졌다.

해외 의존의 빗장을 푼 대표 사례는 SK실트론의 '반도체용 초순수' 국산화다. 웨이퍼 표면을 씻어내는 초순수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극초순도 물로 일본 기업들이 독점해 온 대표적 기술 안보 품목이다. SK실트론 구미 2공장 실증 플랜트를 통해 국산화된 초순수는 실제 반도체 웨이퍼 생산 라인에 투입·검증되며 완벽한 기술 자립을 입증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주요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구본규 LS전선 Global 경영총괄 대표이사, 홍영호 코리아모션웍스 대표이사, 김장호 구미시장. 구미시 제공
지난달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주요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구본규 LS전선 Global 경영총괄 대표이사, 홍영호 코리아모션웍스 대표이사, 김장호 구미시장. 구미시 제공

생태계의 정점은 LS전선 자회사 코리아모션웍스(KMW)가 구축하는 국내 최대 규모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기지다. KMW는 구미 인동공장에 3천455억여원을 투입해 2028년 하반기부터 연간 1천톤(t) 이상의 영구자석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수요의 약 17%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전기차용 네오디뮴 자석뿐 아니라 300도 이상 극한 환경을 견디는 방산용 사마륨코발트 자석까지 구미에서 생산되면, 구미 방산혁신클러스터의 주축인 유도무기·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군수 소재 국산화율도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다만 구미가 국가대표 전략소재 허브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산단 내부의 자원 재순환 고리를 촘촘히 엮고, 공공 폐수 처리 시설 확충과 순환자원 인정 범위 확대 등 과감한 규제 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에서 핵심 광물과 전략 소재의 국산화는 국가 미래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과제"라며 "배터리 원료 재자원화부터 반도체 초순수, 방산용 영구자석에 이르는 자립형 공급망을 완비해 구미를 국가 경제 안보의 든든한 방파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