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수 늘면 천문학적 빚부터 줄여야지, 펑펑 쓸 궁리부터 하나

입력 2026-11-04 05:0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채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서 국채의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차환용 채권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빚이 늘어나는 '순증 발행' 규모만 약 96조~106조 원(국고채무부담행위 등 포함)에 달한다며 "(대통령 말은) 새빨간 거짓말, 대놓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 주장과 장 대표 주장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間隙)이 있다. 장 대표는 빚이 100조나 늘어남을 비판하는데, 대통령은 '예년에 비해 증가 폭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국채가 급증하기 시작한 문재인 정부 이후를 잣대로 삼아 국민 착시(錯視)를 유도하는 셈이다.

2025년도 기준 우리나라 총국채는 1천300조 원이 넘는다. 여기에 거액의 국채를 더 낸다면 국가채무는 곧 1천5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는 매년 30조 원이 넘는 국채 이자를 부담(負擔)하고 있다. 일시적 반도체 호황으로 162조 원의 초과세수가 들어온다면 천문학적으로 쌓인 빚부터 갚아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길이다. 그런데 국채 상환에는 푼돈만 할애(割愛)하고 빚을 내 '잔치'를 벌이겠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성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내년 예산의 방점은 분배와 현금성 복지에 찍혀 있다.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34%는 투자보다는 현금 지급 복지에 가깝다(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분석). 한 번 주기 시작하면 없애기 힘든 고정 지출도 46%에 달한다고 한다. 3, 4년 뒤 반도체 세수 호황(好況)이 끝나면 어쩌겠다는 것인가? 다음 정부는 또 대규모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자기 집 재산 관리라면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와 국민 미래는 뒷전이고 임기 동안 '돈 펑펑 쓰며 인기 관리 하겠다'는 뜻으로 보일 뿐이다. 대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