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남희·친청 문정복, 李와 찍은 사진 나란히 홍보…여성위원장 '명청 대리전' 막판 경쟁 [시사뒷담]

입력 2026-11-02 12:35:25 수정 2026-11-02 12: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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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여성위원장 김남희·문정복 2파전…투표 종료 하루 앞두고 나란히 대통령 사진 홍보
유력 정치인과 사진 내거는 '사진 정치'는 오래된 풍경…김부겸은 대구서 박근혜 사진 쓰기도

김남희, 이재명, 문정복. 각 의원 페이스북
김남희, 이재명, 문정복. 각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서 맞붙은 김남희·문정복 국회의원이 2일 국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잇따라 페이스북에 올리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 연설을 마친 뒤에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악수와 사진 촬영 요청에 응했고, 여성위원장 선거에 나선 두 후보도 이 대열에 포함됐다.

전국여성위원장 선거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두 후보에게는 사실상 선거 막바지였다.

◆김남희 "대통령께서 응원"…투표 종료 시점까지 직접 대화

김남희 의원은 2일 오전 11시 23분쯤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 대통령께서 응원해주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김남희 의원은 "오늘 예산안 시정연설을 오신 이재명 대통령님과 손을 맞잡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에게 "투표 언제까지예요?"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김남희 의원이 "내일까지"라고 답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격려해줬다고도 했다.

이어 "지난주 경찰의날 행사 때는 대통령님 얼굴이 조금 상해 보여서 안타까웠는데 오늘은 조금 밝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라며 "민생과 복지, 경제를 챙기는 대통령님의 시정연설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 820조 예산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 반드시 시키겠다"며 "기호 1번 김남희를 선택하여 이재명 정부 성공을 이루어 주십시오"라고 투표를 호소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20분 뒤 문정복도 李 사진…"손 꼭 잡고 함께하겠다"

경쟁 후보인 문정복 의원도 뒤따랐다.

문정복 의원은 약 20분 뒤인 오전 11시 44분쯤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문정복 의원은 "대통령님의 2027 국민 예산 시정연설이 있었다"며 "손 꼭 잡고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하나 된 민주당 만들겠다"며 "대통령님, 전국위원장 후보님들을 비롯한 민주 당원 여러분 우리 모두는 하나다. 하나 된 민주당을 만들어주십시오"라고 밝혔다.

김남희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는 '격려'와 투표 종료 시점에 대한 대화를 적극 부각했다면, 문정복 의원은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에 '하나 된 민주당'이라는 자신의 선거 메시지를 결합한 셈이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여성위원장 2파전…2028년 총선 공관위도 참여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는 김남희 의원과 문정복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민주당은 1일부터 3일까지 여성·노인·청년 등 전국위원장 선거를 진행한다. 여성위원장 선거는 여성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로 진행된다.

김남희 의원은 경기 광명시을의 초선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경기도당 여성위원장을 지냈다.

문정복 의원은 경기 시흥시갑의 재선 국회의원으로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과 조직사무부총장 등을 맡았다.

특히 전국여성위원장은 2028년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하게 돼 당내에서도 관심이 높은 자리다.

◆친명 김남희 vs 친청 문정복…'명청 대리전' 시선도

두 후보의 당내 정치적 위치도 이번 선거에 관심을 더한다.

김남희 의원은 당내에서 친명(친이재명)계로, 문정복 의원은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된다.

김남희 의원은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등의 지원을 받고 있고, 문정복 의원은 정청래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번 전국여성위원장 선거를 단순한 두 의원의 경쟁을 넘어 친명계와 친청계의 이른바 '명청 대리전'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두 후보가 선거 종료를 하루 앞두고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각각 자신의 선거 홍보에 활용한 장면은 더욱 눈길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은 두 후보에게 똑같이 활짝 웃는 표정을 짓고 손도 꼭 잡았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코앞에 뒀던 5월 29일 오전 대구 수성네거리를 비롯한 대구시내 곳곳에 내걸린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의 선거 플래카드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물로 교체됐다. 매일신문DB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코앞에 뒀던 5월 29일 오전 대구 수성네거리를 비롯한 대구시내 곳곳에 내걸린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의 선거 플래카드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물로 교체됐다. 매일신문DB
2008년 당시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화 도중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이 사진은 6년 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측 현수막에 담겼다. 연합뉴스
2008년 당시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화 도중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이 사진은 6년 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측 현수막에 담겼다. 연합뉴스

◆대통령과 '인증샷'…충분히 할 수 있지만 오래된 정치 풍경

당내 선거를 치르는 정치인이 같은 당 소속 현직 대통령과 사진을 찍고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것 자체는 낯선 장면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때마다 대통령이나 당대표, 대선주자 등 높은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과의 친분을 사진 한 장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특이한 사례는 진영을 넘어선 적도 있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부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상대 진영인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을 현수막에 사용했다.

당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 측이 눈물을 흘리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활용하자 김부겸 후보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과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을 내걸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의식한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