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2~5년 뒤 '이것' 생기면…사망률 119% 높아진다

입력 2026-11-02 09: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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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의대, 2만2천 명 추적 연구

AI 생성 이미지. 챗GPT
AI 생성 이미지. 챗GPT

암 진단 이후 정신질환을 겪은 환자에게서 암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암 진단 후 2~5년 사이 정신질환이 확인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119%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0일 해외 의료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암 환자 2만2천281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발생 시점과 암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게재됐다.

분석에서는 정신질환이 언제 발생했는지에 따라 암 사망 위험의 차이가 확인됐다. 암 진단 이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았던 환자는 정신질환이 없는 환자보다 암 사망 위험이 19% 높았다. 암 진단 후 1년 이내 정신질환이 발생한 환자는 38%, 진단 후 2~5년 사이 정신질환이 확인된 환자는 1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발생 시점에 따른 이러한 연관성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폐암, 림프종 등 주요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대장암의 경우에는 암 진단 후 첫 1년 동안 유사한 수준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암 환자에게 정신건강 문제가 드물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암 환자의 38% 이상이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일반 인구의 정신질환 유병률인 약 1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암 치료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정신질환이 암 사망 위험을 높이는 구체적인 원인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정신건강 문제와 암 치료 과정 사이에 여러 행동적·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는 치료 계획을 꾸준히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종양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데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 역시 관련 요인으로 거론됐다. 염증이 암 예후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에 따른 생물학적 경로가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정신질환 진단이 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환자는 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의 합병증이나 의료서비스 이용의 장벽 등 여러 어려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치료가 끝난 뒤 정신건강 지원이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진단 후 2~5년 사이에 관찰된 높은 사망 위험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암 진단 초기뿐 아니라 치료와 생존 기간 전반에 걸쳐 정신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신질환과 암 환자의 생존율 사이의 연관성을 살핀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암 환자 37만1천189명을 분석한 별도 연구에서는 암 진단 후 1년 이내 정신질환이 발생한 환자가 전체의 10.6%를 차지했다. 이들은 정신질환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보다 이후 1~3년 동안 사망 위험이 5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