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계주 선수까지 뽑았는데 "위험하잖아요!"…학부모 민원 1건에 취소

입력 2026-11-02 08: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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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운동회의 꽃이라 불리는 계주 경기가 학부모의 안전 우려 민원 한 건으로 취소됐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주 위험하잖아요"라는 민원 넣어서 계주 취소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했다.

게시물에는 한 초등학생과 아버지가 나눈 대화가 담겼다. 아이는 아버지에게 운동회 계주 경기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이가 "오늘 어떤 학부모가 계주 위험하다 해서 취소됐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계주할 사람 다 뽑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아이는 "맞다"며 참가할 학생을 모두 선발한 상태였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교사로부터 경기 취소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게시물에는 해당 학교의 구체적인 위치나 학교 측의 공식 설명,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의 입장 등은 담기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계주가 단순한 달리기 경기를 넘어 학생들이 협동과 경쟁, 응원의 의미를 경험하는 활동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선수로 뽑혀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경험도, 친구들을 목청껏 응원하며 가슴 벅차는 경험도 소중하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는 경쟁도 실패도 있을 텐데, 저는 학교가 그런 감정을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걱정되는 부분의 안전 대책을 보완하면서, 아이들이 직접 뛰고 응원할 기회를 지켜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계주 취소가 다수 학생의 선택권을 제한한 조치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계주 위험하면 그 아이는 그날 학교 보내지 말고 집에서 쉬면 되지 왜 다른 애들까지 피해를 주는 건지"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반면 학교와 교사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학교와 교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반복적인 민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위험할거라했는데 무시하고 강행한다? 그러다 진짜 애가 다치기라도 한다?? 그 뒷감당 교사들이 다 해야 함"이라고 적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제한되는 사례는 계주 취소 사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6189개교 가운데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축구·야구 등 구기활동을 제한하는 학교는 287개교로 전체의 4.6%였다.

운동회 소음 신고도 증가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학교 운동회' 관련 소음 신고는 2018년 70건에서 2025년 350건으로 늘었다. 7년 사이 신고 건수가 5배로 증가한 것이다.

경찰청은 전국 시도경찰청에 초·중·고교 운동회에서 발생하는 단순 소음 신고에 대해서는 출동을 최대한 지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운동회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소음과 긴급한 경찰 출동이 필요한 상황을 구분하겠다는 취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SNS를 통해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보장하는 데 대한 이해를 요청했다. 최 장관은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운동회 소음 등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