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은행 창구서 시작된 인연…"볼품없던 나 믿고 50년 따라준 집사람에 고마움"
첫 식사했던 라면집은 사라져…"우리의 10월 마지막 날은 만남의 축복"
평소 정치 현안을 향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페이스북을 채우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번에는 50년 전 아내 이순삼 씨와의 첫 만남을 추억했다.
글로만 되새긴 게 아니다. 홍준표 전 시장은 1976년 첫 데이트를 했던 시각인 저녁 7시에 맞춰 이순삼 씨와 고려대학교 캠퍼스를 다시 찾았다. 페이스북에는 두 사람이 캠퍼스 곳곳에서 찍은 '인증샷' 사진도 20장 넘게 한꺼번에 올렸다.
홍준표 전 시장은 31일 오전 8시 48분쯤 페이스북에 "어제 집사람과 처음 만났던 50년 전 1976년 10월 30일 토요일 오후 7시, 그 자리 고대 캠퍼스에 갔다 왔다"고 적었다. 이어 "학교는 참 많이 달라졌고 구내식당이 좋아서인지 학교 앞 식당은 별로 없었다"며 "처음 만나 식사했던 학교 앞 라면집도 없어졌다"고 회상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그때 저녁 7시에 만났기에 그 시각에 맞추어 갔더니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부인과 함께 한 총 23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첨부, "가진 것 없고 볼품없던 나를 믿고 50년을 따라준 집사람에게 깊은 고마움을 보낸다"고 했다.
◆"오늘은 집사람 처음 만난 지 50년"…하루 전부터 꺼낸 추억
홍준표 전 시장은 전날인 30일 오전 9시 5분쯤에도 페이스북에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상세히 적었다. 그는 "오늘은 집사람 처음 만난 지 50년이 되는 날"이라며 "고대 앞 국민은행 안암동지점에 돈 찾으러 갔다가 우연히 창구에 앉아 있던 여직원과 첫 만남이 50년 전 오늘 고대 교정 라일락 벤치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홍준표 전 시장은 고려대 법대생이었고, 이순삼 씨는 국민은행 안암동지점에서 근무하던 은행원이었다. 홍준표 전 시장은 당시 자신을 "볼품없이 허름하고 희망 없던 법대생"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런 나를 믿고 50년을 묵묵히 동행해준 내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 저녁은 아무래도 고대 교정 라일락 벤치에 같이 가볼 생각"이라며 "첫 데이트 후 식사 장소였던 고대 앞 라면집에도 가보고 싶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날 저녁 아내와 함께 고려대를 찾았다. 다만 반세기가 흐르면서 추억 속 라면집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은행 창구에서 시작된 인연…두 사람 모두 어느덧 만 71세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과거 방송과 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알려졌다.
1954년생인 홍준표 전 시장과 1955년생인 이순삼 씨는 현재 나란히 만 71세다. 고려대 법대에 다니던 홍준표 전 시장은 1976년 국민은행 안암동지점에서 근무하던 이순삼 씨를 처음 보고 호감을 갖게 됐다. 이후 은행을 계속 찾으며 인연을 이어갔고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과거 방송에서 당시 이순삼 씨를 처음 본 순간을 "달덩이 같은 아가씨가 있더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순삼 씨 역시 방송에서 당시 홍준표 전 시장에 대해 "정말 착한 청년이 하나 앉아 있었다"고 첫인상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가진 것도, 사법시험 합격도 보장되지 않았던 법대생과 은행원으로 만난 두 사람은 이후 부부가 돼 반세기를 함께했다. 이번 페이스북 글에서도 홍준표 전 시장은 50년 전 자신을 거듭 "볼품없던" "희망 없던" 청년으로 표현했다. 반면 이순삼 씨에 대해선 그런 자신을 믿고 50년을 동행한 은인으로 높여 기억했다.
◆이용 '잊혀진 계절'은 이별, 洪 부부의 10월은 '만남의 축복'
홍준표 전 시장은 두 사람에게 특별한 10월의 의미를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과 연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내일은 10월의 마지막 날"이라며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으면서, 그 노래는 이별의 슬픔을 노래했지만 우리의 10월의 마지막 날은 만남의 축복으로 시작한 날"이라고 적었다. 이어 "벌써 세월이 50년이나 흘러갔다"고 했다.
정치 현안과 정국에 대한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홍준표 전 시장의 평소 페이스북 게시물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순애' 게시물이 이어진 것이기도 하다. 50년 전 은행 창구에서 시작된 인연을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해 디테일한 표현으로 되살린 데 이어 당시 첫 데이트 시각까지 맞춰 아내와 다시 고려대 캠퍼스를 찾으며, '정치인 홍준표'보다 '남편 홍준표'의 이야기를 이틀에 걸쳐 물씬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