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인원의 2배수 이상 제청(提請)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발의됐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1명이 발의한 이 법안은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인선 권한을 견제하고 대통령의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국민의힘은 29일 제청권을 박탈하는 위헌 법안이라며 철회를 촉구했고, 삼권분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헌법이 '제청'권을 줬을 뿐 '1명만 제청'할 권한까지 보장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헌법이 대법원장 제청권을 둔 취지는 행정권력이 사법부 구성을 일방적으로 좌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현행 구조에서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3배수 이상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이 중 1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대통령은 제청된 후보에 대한 임명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법안이 통과되면 대법원장이 정한 한 명을 대통령이 승인하던 구조가 대통령이 둘 중 고르는 구조로 바뀐다. 대법원장의 제청은 대통령이 선택할 후보군을 올리는 절차에 가까워지고 대통령이 실질적 선택권을 쥐게 된다.
인선 권한이 대법원장에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 현행법이 제청 관련 세부 사항을 정하지 않아 공백이 있다는 의견도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그 해법이 대통령으로의 권한 이동이어서는 안 된다. 제청 관련 규정 정비 등 사법부 독립을 해치지 않으면서 집중과 공백을 보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헌법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가 인사청문과 동의로 검증하며,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해 삼권(三權)이 모두 대법관 인사에 관여하게 하고 있다. 이 중 제청은 사법부가 목소리를 내는 통로다. 그 통로가 후보 명단을 전달하는 절차로 약해지면 대법관 인선은 사실상 행정부가 좌우하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 여당은 법안을 재고하고 국회는 충분한 공론화부터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