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이상 항우울제 실패한 환자, 코 분무 한 번에 8주간 증상 완화

입력 2026-10-29 1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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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델릭 성분 메부포테닌 코 분무제, 2시간 내 귀가 가능…3상 임상 예정

기존 항우울제가 듣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 환자에게 사이키델릭 성분 코 분무제를 한 번 투여하자 하루 만에 증상이 개선돼 효과가 두 달간 이어졌다. (AI 생성 이미지)
기존 항우울제가 듣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 환자에게 사이키델릭 성분 코 분무제를 한 번 투여하자 하루 만에 증상이 개선돼 효과가 두 달간 이어졌다. (AI 생성 이미지)

기존 항우울제 두 가지 이상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 환자 19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사이키델릭 성분 코 분무제를 단 한 번 투여했더니 하루 만에 증상이 줄고 그 효과가 8주간 지속됐다.

미국·호주·유럽 6개국 38개 임상기관이 참여한 2b상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 메부포테닌 벤조에이트(mebufotenin benzoate) 코 분무제 단일 투여가 저용량 대조군 대비 난치성 우울증 증상을 빠르게 줄이고 8주까지 그 효과를 유지했다. 이 연구는 10월 26일 국제학술지 JAMA에 게재됐다.

시험 대상자는 평균 나이 41세, 여성 59%로 구성된 193명의 중등도~중증 난치성 우울증 성인이었다. 이들은 현재 우울 삽화 기간 중 두 가지에서 다섯 가지 항우울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훈련된 임상의가 한쪽 콧구멍에 단 한 번 분무하는 방식으로 투여했으며, 4시간 이상 심리 지원과 함께 관찰했다.

메부포테닌은 일부 식물과 콜로라도강 두꺼비 독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로, 강렬하지만 짧은 사이키델릭 경험을 유발한다. 코 분무 제형인 BPL-003은 이전 연구에서 효과가 투여 후 8~15분 안에 최고조에 달하고 45~60분 내에 가라앉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키델릭 효과는 몇 시간 안에 사라졌지만, 우울증 완화 효과는 달랐다. 8mg 또는 12mg 중간·고용량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은 하루 만에 증상이 줄기 시작해 최대 8주까지 호전 상태가 유지됐다. 우울증 척도(MADRS)로 측정한 결과, 8mg 투여군은 29일 시점에 기저치 대비 평균 12.1점 감소했다. 같은 시점 대조군의 5.8점 감소와 비교되는 수치다.

완해율은 18~26%로, 활성 용량을 투여받지 않은 군(8%)의 두 배 이상이었다. 기존 사이키델릭 치료제인 실로시빈이나 LSD는 환자가 클리닉에서 4~12시간 의료 감독을 받아야 해 실용성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시험에서는 활성 용량 투여자의 78~85%가 투여 2시간 만에 귀가 가능한 상태로 평가됐다.

혈압과 심박수의 일시적 상승은 대부분 1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왔고, 시험 기간 중 자살 행동은 보고되지 않았다. 혈압 상승, 구역감, 코 불편감이 가장 흔한 경증~중등도 이상반응이었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투약 중단 사례는 없었다.

8mg 용량이 효능과 내약성 면에서 가장 균형 잡힌 결과를 보여 3상 임상시험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약물 개발사 아타이베클리(AtaiBeckley)는 2026년 9월 일라이 릴리(Eli Lilly)에 인수됐다.

연구진은 이번 2b상의 한계도 명시했다. 기능적 맹검 해제(functional unblinding) 가능성, 인종·민족 다양성의 제한, 연구 대상자의 치료 저항성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한계로 꼽혔다. 심리적 지원이 치료 결과에 미친 영향도 분리해 평가하기 어려웠다.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약 33%는 표준 항우울제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을 겪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5년 10월 BPL-003에 '획기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위를 부여했다. 현재 이 약물은 임상시험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3상 임상 계획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