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김덕룡·정대철 등 정치권 원로 추모
한동훈 "고인 없었다면 민주주의 더 늦어졌을 것"
김민석·장동혁 25일 조문 예정…27일 발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고(故)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의 빈소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 전 장관의 빈소에는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 원로와 현역 정치인들의 추모 발길이 저녁까지 계속됐다.
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과 상도동계 핵심 인사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빈소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조기를 비롯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원로들이 보낸 조기가 줄지어 놓였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도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아들 최제완 씨는 생전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겪었던 고초를 떠올렸다.
최씨는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집에 오면 '아빠의 청춘' 노래를 부르며 웃긴 춤을 추고 자식들을 웃겨주던 따뜻한 분"이라면서 "정치인 아버지로서는 아주 엄하게 저희를 키우셨다"고 회고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고문과 탄압을 받았던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아마 우리나라 야당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 중에 가장 많은 고문 피해를 입으신 분일 것"이라면서 "1997년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을 때 독일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대동맥이 찢어진 상태였다. 고문 후유증 때문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정권 때 아버지가 가택연금을 당하셨다. 집 밖을 못 나가니 어머니가 광화문에서 국밥집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셨다"면서 "형사들이 집까지 들어와 감시하는데, 저희 살림살이가 쪼들리는데도 형사들에게 밥 먹으라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이 평생 정치적 동지였던 YS와의 의리를 지켰다는 일화도 전했다.
최씨는 "(뇌졸중으로) 자기 몸도 못 가누시는데 YS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1월1일 세배를 가셨다"면서 "YS에 대해 섭섭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뒤에서 욕하는 거 아니다'라고 하시며 끝까지 YS에 대한 의리를 가슴에 품고 사신 분"이라고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 역시 민주화운동 시절 최 전 장관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 회장은 "1978년 최형우 형이 김수환 추기경을 뵈러 가자고 연락이 와 조윤형(전 국회부의장)과 셋이 갔더니, 대뜸 '박정희 곧 망하는 거지요, 얼마 안 남았다는데 맞습니까' 묻더라"라며 "추기경님이 어떻게 대답을 하시겠나. (대신) 추기경님이 민주화를 위해 기도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감하게 아니다 싶으면 YS한테도 할 말 다 하던, 진짜 인간적인 사람"이라면서 "박정희 정권 하에서도 '박정희 곧 망한데이, 자신감 갖고 하자' 하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YS의 정치적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혀온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한 의원은 취재진에게 "고인은 대한민국의 큰 거인이셨다"면서 "정말 엄혹한 시기에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한 몸 아끼지 않으셨다. 최형우 선배님 계시지 않았으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더 늦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길을 갈 때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손익 따지지 않는 자세를 열심히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공동장례위원장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장관의 장례는 사흘간 진행되며 발인은 오는 27일이다. 고인은 국립4·19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