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시민 10명을 상대로 흉기난동을 벌인 최충락(59)이 가방 밖으로 삐져나온 칼날을 보고 경찰에 체포될 것이란 망상에 빠져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최충락은 범행 당일인 지난 13일 오전 자택에서 흉기와 테이프로 제작한 손 보호 도구를 가방에 챙겨 나왔다.
당시 최충락은 경찰과 병원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 8월부터 피부질환으로 치료받던 병원과 갈등을 겪으며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진단받은 상태였다.
최충락은 이날 범행을 결심했지만 구체적인 장소나 대상은 정하지 않았다. 법무부 보호관찰소를 찾아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재학 중이던 대학에 휴학계를 제출하는 등 일상적인 일정도 소화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대학 건물을 나서던 순간이었다.
자신의 가방 밖으로 범행 도구인 칼날이 5∼6㎝가량 삐져나온 것을 발견한 것이다.
최충락은 이를 보고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체포되면 세상에 억울함을 알릴 기회마저 사라질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그는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인근 대형 상업시설로 들어가 불특정 다수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최충락이 구체적인 범행 장소와 시각을 미리 정하지는 않았지만, 범행 2∼3일 전부터 대형 상업시설 등에서 범행할 생각을 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흉기와 손 보호 도구를 사전에 준비한 점 등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이상동기에 따른 계획범죄로 결론 내렸다.
최충락은 경찰 조사에서 "깊게 찔러 치명상을 입히려고 손 보호 도구를 착용했다"면서도 "흉기 끝에 힘을 조절해 살해할 마음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최충락은 병원 측이 자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전 재산을 빼앗을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실제 병원이 소송을 제기하거나 검토한 사실은 없었다.
한때 어린이집을 범행 장소로 고려하기도 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충락은 지난 13일 오후 1시 48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이용객 10명을 흉기로 공격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자 8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19세 여성 1명은 경찰 발표 당시 의식불명 상태였다.
그는 살인미수 전력 2차례를 포함해 벌금형 이상 전과가 10범이며, 범행 당시에도 위치추적 전자장치인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23일 최충락을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