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심 무죄·尹 여론조사 사건도 뒤집혀
종합특검 공소장엔 "중대한 흠결"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재판에 넘긴 사건에서 무죄와 공소기각, 핵심 혐의 무죄가 잇따르면서 과잉수사와 무리한 기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원이 증거 부족뿐 아니라 특검의 수사 범위와 법리 적용까지 문제 삼은 사례가 이어지자 정치적 의혹 규명에 치우친 나머지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입증과 절차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2천1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김건희 특검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항소심 판단의 핵심은 사건의 유일한 직접증거인 명 씨 진술의 신빙성과 증거성에 있었다. 한마디로 믿을만한 진술이었는지 여부가 이번 판결을 갈랐다.
재판부는 "명태균의 일부 진술만을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거나, 그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충분히 제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3대 특검 무죄·공소기각 줄줄이
특검 기소 사건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으로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의 징역 2년형이 뒤집힌 것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나 무상 제공을 의뢰·협의했다는 증거가 없고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같은 여론조사를 두고 재판을 받은 김건희씨도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다.
순직해병 특검이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적용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지난 8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이 전 대표가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한 행위는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에 따라 원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내란특검이 기소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국무회의 관련 위증 혐의도 1·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한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종합특검도 '무용론' 휩싸여
3대 특검의 잔여 사건을 넘겨받은 종합특검도 법정에서 공소장 작성과 법리 적용 문제를 지적받았다.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의원들의 첫 재판에서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특검을 질타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면서도 구성요건인 공무원에 대한 폭행·협박 내용이 공소장에 빠졌고, 피고인들이 단독정범인지 공동정범인지도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파장이 큰 의혹을 밝히는 데 집중한 나머지 법정에서 버틸 수 있는 증거와 법리를 충분히 따지지 않고 기소한 사건이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핵심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기소하거나 특검법이 정한 범위를 넓혀 별건수사를 하는 식이라면 무죄나 공소기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종합특검도 마찬가지다. 혐의 입증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특검 무용론이나 정치특검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