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타고 '김한솔 후계설'까지?…"CIA가 데려갔다"던 이 사람 정체[시사뒷담]

입력 2026-10-22 19:11:11 수정 2026-10-22 19: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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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조카 김한솔(왼쪽), 김정은·김주애 부녀. 각 유튜브,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은의 조카 김한솔(왼쪽), 김정은·김주애 부녀. 각 유튜브, 조선중앙TV캡처

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이 번진 데 이어, 김 위원장의 조카 김한솔이 미국의 도움을 받아 차기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음모론까지 따라붙으면서 김한솔에 대한 국내외 주목도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김한솔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김정은의 이복 형)의 아들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김한솔의 도피 과정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개입설이 제기됐던 점을 들어 미국이 보호 중이던 김한솔을 앞세워 북한에 새 정권을 구성하고, 중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주한미군을 북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나 정황은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현 시점에서는 관련 설(說)에 대해 '음모론' 이상의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은 사망설'부터도 사실확인 안 돼…구체적 증거 전무

먼저 최근 불거진 김정은 사망설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 진원지로 지목된다.

셰완쥔은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어 북한보다 의료 여건이 나은 중국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는 소문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정은 시신이 북한으로 비밀리에 옮겨졌으며 사망 사실도 감춰지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후 영국 더선과 미국 뉴욕포스트,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등 일부 해외 매체가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사망설이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김정은 사망 이후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권력을 장악했다거나, 중국이 김정은의 딸 김주애의 후계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 9천명을 평양에 보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난립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았다.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도 사망설을 뒷받침할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사망설이 번진 직후인 지난 20일 김정은이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찾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 속 김정은은 부인 리설주, 김주애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셰완쥔은 해당 사진이 과거에 촬영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하지만 셰완쥔은 이번에도 사진이 과거 자료라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독극물에 피살당했다. AP연합뉴스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독극물에 피살당했다. AP연합뉴스

◆김한솔에 이목 집중되는 이유는…김주애 넘어서는 '백두혈통'

이런 가운데 김한솔의 이름까지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김한솔의 출신과 김정남 피살사건 이후 행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한솔은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의 아들이다. 김정은에게는 조카가 되는 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손자이기도 한 김한솔은 김일성-김정일-김정남을 잇는 김씨 일가의 사실상 '장손'이자 적통이다.

이 때문에 김한솔을 북한 체제 유지의 근본인 '백두혈통'의 적임자로 보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김한솔은 아버지 김정남이 사망한 이후 김정일의 첫 동거녀 성혜림 계열 후손 가운데 생존해있는 대표적 인물로 떠올랐다.

1995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한솔은 대부분의 학창 시절을 해외에서 보냈다는 점에서 김정은과 공통점이 있다. 김한솔은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르아브르 캠퍼스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솔은 학생 시절부터 해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비교적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12년 핀란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남북 통일을 꿈꾼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한솔이 국제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부친 김정남이 피살된 2017년부터다. 김한솔은 김정남 피살 불과 한달 여 만인 같은 해 3월 'KHS Video'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우리 정보당국도 영상 속 인물이 김한솔 본인이 맞다고 확인했다.

김한솔은 영상에서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라며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말했다.

영상을 공개한 단체는 '천리마민방위'(현 자유조선)였다. 이 단체는 김정남 피살 뒤 김한솔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고, 이들을 직접 만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해왔다.

단체는 "김한솔 가족의 대피 과정에서 네덜란드와 중국, 미국 정부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다만 이들의 구체적인 도피 경로나 최종 행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약 3년 뒤 김한솔은 미국 CIA와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며 다시 이목을 끌었다. 당시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은 미국 주간지 '뉴요커' 기고문에서 자유조선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 김한솔 가족의 도피 과정을 소개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김한솔 가족은 김정남 피살 뒤 마카오를 떠나 대만을 거쳐 네덜란드로 향했고, 현지에서 난민 지위를 얻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조선 측은 이 과정에서 CIA 요원들이 나타났고, 이후 김한솔 가족이 이들과 함께 행적을 감췄다고 주장했다. 'CIA가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CIA가 실제 김한솔 가족을 데려갔거나 이후 신변을 보호했는지는 미국 정부 등에 의해 공식 확인된 적이 없다. 김한솔의 현재 소재 역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결국 일각에서 제기된 '김한솔 후계설'은 김한솔의 출신성분과 도피 과정을 둘러싼 추측을 종합해 만들어낸, 일종의 추정에 불과한 셈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이를 직접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고, 주한미군의 특이동향도 알려진 바 없다.

이외에도 유년시절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해외에 체류했던 김한솔이 북한에서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등 관련 주장의 현실성을 둘러싼 반론도 뒤따른다.

한편 북한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우리 정보당국의 최근 판단은 김주애 쪽에 무게가 실린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주애에 대해 "후계 내정자 입지가 강화 중"이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그 근거로 김주애가 군사 분야뿐 아니라 민생과 정치, 외교 등으로 공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