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호 지음 / 문학세계사 지음
농부에게 밭은 삶의 터전이자 세계를 읽는 자리다. 춘천에서 오이와 시를 함께 가꾸며 살아온 차창호 시인이 신작 시집 '하늘로 걸어가는 물'을 펴냈다. 배추와 꽃다지, 서리태와 고구마 등 농작물부터 물과 나무, 새와 구름까지 밭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생명과 죽음, 삶의 순환을 들여다본다.
시집에는 표제작 '하늘로 걸어가는 물' 등 55편이 4부에 걸쳐 실렸다. 시 속 농작물과 자연은 농촌의 정취를 장식하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시인이 세계를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통로다.
특히 이번 시집은 자연의 변화와 먼저 떠난 가족의 기억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생과 죽음을 서로 단절된 것으로 보기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환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땅에서 자란 생명이 다시 흙으로 돌아가듯, 사라짐 역시 삶의 일부라는 인식이 농부의 일상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펼쳐진다.
차 시인은 아버지의 투병을 계기로 전업 농부의 길에 들어선 뒤 지금까지 농사와 시 쓰기를 함께 이어오고 있다. 120쪽, 1만2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