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시위 참가자 50만명 중 전국 2500명 이상 구금…파리 법원 법정 두 배 확대
프랑스 파리 법원이 17일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 2,500명 이상을 상대로 신속 재판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 추산 약 55만 명이 참가한 17일 시위는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로 시작됐으나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폭력 사태로 번졌다. 관공서가 불타고 상점이 약탈당했다. 20일 기준 전국 구금자는 2,500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약 550명은 파리에서 체포됐다.
재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자 파리 법원은 신속 재판에 배정하는 법정 수를 평소 1~2개에서 4개로 늘렸다. 프랑스에서 신속 재판은 교통 법규 위반, 절도, 폭행 같은 경미한 범죄에 주로 적용되며 현행범으로 붙잡힌 피의자를 다루는 절차다.
20일 파리 법원에서 진행된 신속 재판 14건 가운데 10건은 젊은 남성이 연루된 사건이었다. 이들 상당수는 파리 외곽 노동자 계층 거주 지역 출신이었다. 혐의는 경찰관 폭행, 체포 저항, 도난품 소지까지 다양했다.
파리 북부 교외에 거주하며 영상 제작을 공부하는 빅토르 B.(21)는 경찰에 돌을 던지고 바리케이드 설치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가 연막 신호탄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빅토르 B.는 법정에서 "아무것도 던지지 않았고 바리케이드를 쌓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불타는 쓰레기통에서 나무판자를 꺼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 했을 뿐인데 경찰이 달려들어 자신을 때렸다고도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의뢰인이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빅토르 B.는 이날 재판에 넘겨진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전과가 없었다.
타일 시공을 배우던 18세 청년 무스타파 D.는 8살 때 세네갈에서 프랑스로 이주해 줄곧 프랑스에서 살아왔다. 17일 밤 11시께 경찰에게 병을 던지고 폭죽을 쏜 혐의로 체포된 그는 안경 7개와 디자이너 티셔츠 한 장을 소지하고 있었다. 무스타파 D.는 "길에서 주운 것들로 도난품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경찰을 향해 발사된 폭죽이나 최루가스를 보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판사가 "그럼 왜 마스크를 쓰고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마레 지구 한 식료품점에서 위스키병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아이테 L.(21)과 달비스 M.(20)의 재판에서는 메신저 앱 대화 내용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판사는 달비스 M.이 앱에 "우린 모든 걸 약탈할 거야", "병을 잔뜩 훔쳤어"라고 적은 사실을 법정에서 지적했다. 아이테 L.은 상점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안을 돌아다니다 자기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술을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경찰 보고서에는 아이테 L.이 "유리창 깨는 도구"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적혔으나, 그는 "작업 공구"라고 주장했다. 아이테 L.의 직업은 배달 기사였고 달비스 M.은 구직 중이었다. 두 사람은 결국 "우리가 한 일은 옳지 않았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해당 상점 주인 측 변호인은 약 130명이 매장을 약탈하는 동안 주인이 몇 시간 동안 지하실에 몸을 피해 있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액은 4만 5,000유로(약 6,700만원)로 추산됐다. 아이테 L.과 달비스 M.이 상점 주인에게 물어내야 할 배상액을 결정하는 민사 재판은 내년 5월로 예정됐다.
이날 재판에 넘겨진 4명은 모두 유죄 판결을 받고 6~8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향후 5년 안에 다른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에만 실형이 집행된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재판이 시작되자 "최고 수준의 단호함"을 촉구했다. 그는 TV에 출연해 구금된 이들의 95%가 남성, 70%가 성인이라고 밝혔다. 그 안에는 "이민자 배경을 가진 이들과 외국인"뿐만 아니라 "사회에 완전히 통합된 프랑스인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는 극좌 반란 세력과 기회주의적 범죄자들이 폭력 사태를 주도했다고 거듭 비난하고 있다.
반면 재판 시작 전 여러 변호사 단체 대표들은 주심 판사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며 시위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억압만이 유일한 대응"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