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치의학연구원마저 'TK 패싱' 논란…대구 의료계 "평가기준 폐기하라"

입력 2026-10-21 16:53:55 수정 2026-10-21 17: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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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접근성 최고 배점…대구 강점인 치의학 산업 인프라 소외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성명 발표…29일 치과계 공동 대응

대구시치과의사회는 대구시와 함께 지난 4월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대구시치과의사회는 대구시와 함께 지난 4월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 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유치 전략을 본격 논의했다. 대구시치과의사회 제공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둘러싸고 'TK(대구경북) 패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후보지 선정 평가지표에서 대구의 강점인 치의학 연구·산업 인프라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반면, 교통접근성과 지역 성장 가능성 등 대구에 불리한 항목에 높은 가중치가 부여됐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계는 특정 지역에 유리한 평가기준이라며 전면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AI·바이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국가균형발전 원칙을 위배하고 대구의 핵심 강점인 치의학 연구·산업 인프라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특정 지역 맞춤형 기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8월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후보지 선정 평가지표 연구보고서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가항목 중 교통접근성이 16.8%로 가장 높은 가중치를 차지했다. 이어 정주기반(16.5%), 지역 성장 가능성(14.7%), 치의학 연구 환경(14.3%) 순이었다. 반면 국가균형발전은 5.5%로 9개 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특히 교통접근성 평가에는 KTX역까지의 차량 소요시간이 포함됐다. 경쟁 지역인 충남 천안의 후보지는 천안아산 KTX역에서 차량으로 5분 이내 거리에 있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성장 가능성 역시 최근 5년간 인구 증감률과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을 반영해 인구 감소와 경제성장 정체를 겪는 대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대구의 강점인 치의학 산업 생태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경북대 치과대학·치과병원, 치과의료기기 기업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부터 임상,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평가기준에는 치과의료기기 기업 수와 매출액 등 산업 집적도를 직접 비교하는 독립적인 지표가 빠졌다.

협의회는 "국립치의학연구원은 단순히 연구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KTX역 접근성과 주택 증가율로 국가 핵심 연구기관의 입지를 결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보건복지부에 연구보고서 폐기와 평가기준 전면 재설계, 세부 배점 및 평가 절차 공개를 요구했다. 지역 5개 의약단체와 시민사회가 연대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시치과의사회도 오는 29일 경북대 치과병원·치과대학 등과 함께 공정한 후보지 공모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최종 확정된 공모 기준이 아닌 연구용역 결과로, 실제 선정 과정에 어떤 기준이 적용될지는 향후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