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뚫고 선두 오른 삼성證…4분기에도 왕좌 지킬까

입력 2026-10-21 09:45:03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케이뱅크·엘리스 등 대형 IPO 앞세워 공모총액 9273억원
4분기 후속 공모 대기…연간 1조원 돌파 가능성
경쟁사 추격·새내기주 부진 변수…'양보다 질' 강조

삼성증권
삼성증권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는 가운데, 삼성증권이 대형 공모를 앞세워 주관 실적 선두에 올라섰다. 연초 케이뱅크에 이어 인공지능(AI) 기업 엘리스그룹까지 상장시키며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린 모습이다. 4분기에도 다수의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을 확보하면서 연간 공모총액 1조원 돌파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추격과 새내기주 주가 부진이 연말 순위 경쟁의 변수로 꼽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삼성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기업은 총 6곳으로 이들의 공모총액은 9272억8300만원에 달한다. 이는 NH투자증권(6795억원), 미래에셋증권(4840억원), KB증권(3101억원), 대신증권(2454억원) 등 경쟁사들을 웃도는 규모다. 공동주관 기업의 전체 공모 금액을 포함한 기준이다.

삼성증권의 선두 등극에는 대형 IPO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3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공모 금액은 4980억원으로 삼성증권의 전체 주관 실적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전날 코스닥에 상장한 엘리스그룹의 공모금액 2010억9100만원이 더해지면서 누적 실적이 크게 늘었다. 두 기업의 공모 금액을 합치면 6990억9100만원으로 삼성증권 전체 실적의 약 75.4%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채비(1107억원) ▲인제니아테라퓨틱스(600억원) ▲니어스랩(374억9200만원) ▲져스텍(200억원) 등의 상장을 주관했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공모총액이 741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10월 중순 이미 전년 실적을 넘어선 셈이다.

삼성증권의 약진은 IPO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IPO 공모 금액은 1조63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4028억원)보다 52.1% 감소했다. 신규 상장기업도 55곳에서 33곳으로 줄었다.

공모시장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IPO 기업은 7곳으로 최근 5년간 8월 평균인 12곳을 밑돌았다. 공모 금액 역시 2106억원에 그쳐 최근 5년 동월 평균(2조1967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달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372대 1,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275대 1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유진투자증권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역대 8월 최저 수준이다.

다만, 4분기 들어 IPO 일정이 집중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점차 달라지고 있다. 이달에는 엘리스그룹과 멜콘, 디티에스 등이 공모 절차를 진행했고 래블업과 인텔리빅스 등도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증권도 후속 상장 물량을 확보하며 연말 실적 확대에 나섰다. 일반청약을 시작한 크리에이츠를 비롯해 동원파츠, 제논, 아델 등 4개 기업의 공모가 예정돼 있다. 아델은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으로 주관한다.

현재 공모 조건을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공모 예정 금액은 총 1281억~1559억원 수준이다. 모두 예정대로 연내 상장하면 삼성증권이 주관에 참여한 기업들의 연간 공모총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증권이 연말까지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멜콘과 디티에스, 이에스티 등에 이어 다음 달에도 에이엘로봇과 영광와이케이엠씨 등의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후속 IPO 물량을 확보하면서 주관 실적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부담이다. 삼성증권이 주관한 케이뱅크와 채비, 져스텍, 니어스랩 등은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코스닥에 입성한 엘리스그룹도 공모가(9만500원)보다 32.04% 하락한 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 흥행과 상장 이후 투자 성과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삼성증권이 주관한 크리에이츠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240.46대 1에 그쳤다. 공모가 역시 희망 범위(1만5000~1만8000원) 하단인 1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IPO 일정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투자자들의 기업별 옥석 가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단기적인 주관 실적 경쟁보다 우량 기업 발굴과 안정적인 상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4분기 코스닥 IPO 시장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남은 기간 크리에이츠와 제논, 동원파츠, 아델 등의 코스닥 상장을 계속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위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일류가 되기 위해 양보다 질 높은 IPO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톱티어(Top-tier) IPO 하우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