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점 묵화 그림 창작…마음의 고요함 담아내
경북 구미 금오산 약사암 묵연스님…"세계 미술계 알리는 것 목표"
"마음의 고요함을 오롯이 붓 끝에 담아 부처님의 가피(加被·부처나 보살이 자비를 베풀어 중생에게 힘을 줌)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소원은 들어준다'는 경북 구미 금오산 약사암. 오직 붓 끝으로 예술을 창조하는 국내 유일한 묵연 스님은 24년째 붓 하나로 닥종이(한지) 위에 묵화를 그려오고 있다.
묵연 스님은 시인이자 선(禪)화가로 문예를 두루 겸비한 스님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묵연 스님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공(空)에 오롯이 부처님의 생각을 채워 넣는다.
그래서 묵연 스님이 그려내는 묵화를 신기에 가깝다. 작품 하나에 30분을 넘지 않는다. 붓을 들고 한 번 그리기 시작하면 마무리할 때까지 놓지 않는다. 그동안 묵화에서 볼 수 없었던 그래픽 묵화를 독창적인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이런 묵연 스님의 묵화를 두고 미술평론가들은 '기적의 신필', '신의 경지'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먹을 찍어 흐느적거리는 붓으로 마치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정밀함을 보여주는 세밀한 꽃잎의 정확도는 묵화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묵연 스님의 묵화는 힘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묵연 스님이 추구하는 작품활동의 궁극의 목표는 컬러와 서양화가 넘치는 미술계에 먹이라는 검정 하나로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사람 형상을 섬세하게 구현한 '요정' 시리즈는 묵연 스님만의 특징으로 손꼽힌다. 묵화에서 구현하기 어렵다는 표정은 물론 눈매와 쌍꺼풀까지 표현했다. 요정의 눈은 두께와 길이가 일정할 정도로 정교하다.
게다가 묵연 스님이 그려내는 원은 좌우대칭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처음부터 끝맺음까지 일정한 선의 굵기가 신비에 가까울 정도이다.
묵연 스님은 "작품을 미리 구상해서 그리기보다는 붓이 움직이는 흐름에 맡기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며 " 제 스스로도 어떤 묵화를 그릴지 예측하지 못한다. 산과 봉우리, 우주, 꽃의 요정 같은 형상이 한 번의 흐름 안에서 완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붓을 잡게 된 계기는 2002~2003년 불교방송에 출연하고부터이다.
특별히 미술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불과 2년 만에 전시회를 열었다. 10만점 이상의 묵화를 그리면서 국내를 비롯해 일본·중국·프랑스 등에서 10여 회의 전시를 했다.
묵연 스님은 1987년 문경 봉암사에서 출가를 해, 8대 조계종정 서암 큰스님 은사로 수계를 받았다.
오랜 세월 수행을 바탕으로 '다 바람 같은 거야', '너를 위하여 나를 버리듯', '허공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치지 않는 사랑', '이름 없이 살다 가도 행복한 들꽃의', '알기에' 등의 주옥같은 시화집을 7권이나 펴냈다. '다 바람 같은 거야' 시는 대구 달성군 현풍면 비슬산 자락 현풍 유가사에 시비로 세워지기도 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末寺)인 약사암은 구미 금오산(976m)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약사암은 오래전부터 치유와 명상의 도량으로 알려져 왔다. 수능·건강·가정 안녕 기도를 올리는 신도들의 발길이 꾸준하다. 금오산을 대표하는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묵연 스님은 "동심불심(童心佛心·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인 동심과 불교의 마음인 불심이 조화)이듯이 아이들 그림을 더 많이 그려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