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서 지적…부산회생법원장 "5월·6월 이후 개선"
대구·부산회생법원이 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로 빚을 진 개인회생 신청자에게 원리금 전액 변제나 변제기간 연장을 요구한 사례가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20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다른 채무에는 관대하면서 코인이나 주식 투자는 절대 안 된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은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법을 대상으로 열렸다.
전국 6개 회생법원은 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을 원칙적으로 청산가치에 반영하지 않는 실무 준칙을 두고 있다. 청산가치에 반영되지 않으면 채무자의 총 변제액이 줄어든다. 그러나 대구·부산회생법원은 '무분별한 투자 등 불성실한 소비가 있는지'를 개인회생 변제기간 연장 사유로 별도 규정해, 다른 법원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왔다.
김 의원이 제시한 부산회생법원 사례를 보면, 최근 1년 이내 발생한 채무가 모두 주식·가상화폐 선물 투자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이유로 법원이 원리금 100% 변제를 요구한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대출금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불성실한 개인회생 신청에 해당할 수 있다며 변제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개인회생 변제기간은 원칙적으로 3년이다. 청산가치 보장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최대 5년까지 연장된다. 대구·부산회생법원은 투자 손실을 '불성실한 소비'로 규정해 이 연장 사유를 적용해 온 셈이다.
김 의원은 "회생·파산 제도는 채무자를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이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을 빌려줄 때 위험을 감안해 이자를 받는 채권자와 달리 모든 책임을 채무자에게만 지울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청년들이 부동산 등에서 느끼는 절망감으로 대출받아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사회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회생·파산 제도의 취지를 후퇴시키는 지나친 엄격함이라는 비판이었다.
성익경 부산회생법원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즉각 공감을 표했다. 성 법원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회생 위원 간담회와 판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변제율을 높이거나 변제기간을 연장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지난 5월이나 6월 이후부터는 저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산회생법원은 올해 상반기 중 내부 기준을 이미 바꾼 것이다.
다만 투자 손실을 폭넓게 탕감하는 방향이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법조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투자 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고의로 은닉하는 사례를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감에서 드러난 대구회생법원의 운영 기준 개선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