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피해목 44.8% 경북 집중…안동·영덕 등 산불 피해지역과도 겹쳐
경북의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에는 대형 산불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불에 타 죽거나 약해진 소나무가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서식·산란처가 되면서 피해가 다시 커지는 구조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17년 경북 상주 산불피해지를 2년간 조사한 결과 산불 피해지역의 재선충병 매개충 밀도는 산불이 나지 않은 곳보다 최대 14배 이상 높았다. 산불 피해가 심한 곳일수록 매개충 밀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경북은 최근 잇단 대형 산불까지 겪었다. 2022년 울진에 이어 지난해에는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일대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고사하거나 생육이 약해진 소나무가 대량으로 생기면서 재선충병 확산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산불과 재선충병이 맞물리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산불로 약해지거나 죽은 소나무는 매개충의 산란·서식처가 되고, 재선충 피해로 쌓인 고사목은 다시 산불의 연료가 될 수 있어서다. 결국 산불 복구와 재선충 방제를 따로 추진하기보다 고사목 제거와 예찰, 산림 복원을 함께 묶어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재선충병 피해가 큰 지역 일부는 지난해 초대형 산불 피해지역과 겹친다. '극심' 지역인 안동과 '심' 지역인 영덕은 지난해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지며 대규모 산림 피해를 입은 곳이다.
방제 과정에서 쌓아둔 '훈증더미'는 또 다른 문제다. 재선충 피해목을 약제로 처리해 비닐로 덮어둔 훈증더미는 산불 때 불쏘시개가 되거나 진화 작업을 방해할 수 있다. 산림청도 올해부터 훈증 처리를 줄이고 피해목을 수집·파쇄하는 방식으로 방제 정책을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불 피해지의 고사목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재선충병 확산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산불 복구와 재선충 방제를 따로 할 게 아니라 피해목 제거와 예찰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산불 피해목은 재선충병 매개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어 신속한 제거와 방제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