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망 뒤 증권계좌 5.2억 옮긴 아내…'범죄수익 수수' 혐의 불구속 송치

입력 2026-10-19 15: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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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연합뉴스
경찰. 연합뉴스

회사에서 약 6억원을 횡령한 남성이 숨진 뒤, 그 돈이 들어 있던 증권계좌에서 횡령금인 사실을 알면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옮긴 50대 여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단순히 남편의 횡령 사건으로 끝내지 않고 아내에게 '범죄수익 수수' 혐의를 적용해 남아 있던 4억3000만원 상당의 재산까지 동결했다.

19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50대)씨를 입건해 지난 9월 검찰에 송치했다.

A씨의 남편 B(50대)씨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약 6억원을 횡령했고, 이 가운데 약 5억2000만원을 증권계좌에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는 지난 3월 회계감사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확인했지만, 감사가 진행되던 중 B씨가 숨졌다.

이후 A씨는 남편의 사망신고를 하기 전, B씨가 유서에 남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증권계좌에 있던 돈을 자신의 계좌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해당 돈이 남편의 횡령금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넘겨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수사는 처음부터 단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A씨를 횡령 공범으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실제 횡령을 한 B씨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게다가 A씨에게 횡령 공모 혐의를 적용하려면 남편의 범행에 사전에 가담했다는 사실까지 입증해야 했다.

경찰은 범죄수익 관련 담당 부서에 법률 적용 방안을 문의했고, 범죄수익 수수 혐의를 적용할 경우 추징보전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아 수사를 이어갔다. 이후 계좌 거래 내역과 유서, 휴대전화 내용 등을 분석했고 A씨의 자백도 확보하면서 범죄수익을 넘겨받았다는 혐의를 확인했다.

법원은 5억2000만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결정했고, 경찰은 이 가운데 남아 있던 4억3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보전했다. 추징보전은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피의자가 처분하거나 빼돌리지 못하도록 법원의 결정으로 미리 묶어두는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