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총'까지 지녔던 스토킹 피해여성 피살…경찰 신고 2차례 했지만

입력 2026-10-19 11:18:52 수정 2026-10-19 12: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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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경찰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던 50대 여성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과 함께 차를 타고 나간 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피해자는 신변 위협을 우려해 수개월 전부터 호신용 가스총까지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피해자 A(57) 씨는 지난 13일 충남 아산시 국도변에 주차된 차량 조수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머리와 가슴, 허벅지 등 7곳 이상에서 흉기에 찔리거나 베인 것으로 보이는 상처를 발견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피해자는 반복되는 접근과 위협에 불안을 느껴 지난 4월부터 호신용 가스총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유족은 "여러 지인이 A씨가 칼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봤다고 했다"며 "저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늘 불안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충남 공주시에서 호프집을 운영했으며 가해자인 60대 B씨와는 2024년 손님과 업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B씨가 집 주변까지 따라다녔으며, 두 사람이 교제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두 사람의 관계는 피해자 보호조치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로부터 올해 두 차례 관련 신고를 접수했다. 첫 신고는 지난 1월 A씨가 B씨의 반복적인 접근을 스토킹 피해로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경찰은 사안이 경미하고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해 B씨에게 경고한 뒤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A씨는 이틀 뒤 별도의 보호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에는 주변에서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두 번째 신고인 점을 고려해 교제폭력 사건으로 수사했다. 그러나 A씨가 B씨와 화해했으며 처벌이나 안전조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자 사건을 불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2년 8개월 전쯤 연인으로 만났던 것으로 보이고,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졌는지는 수사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더라도 반복된 신고가 있었던 만큼 경찰이 직권으로 신변 보호 등 안전조치를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1시 30분쯤 B씨와 함께 공주시 자택을 나섰다. 같은 날 낮 12시 42분쯤 동생에게 "나 집으로 간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귀가하지 않았다.

이튿날인 13일 오전 4시쯤 피해자는 아산시 국도변에 주차된 차량 조수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석에 있던 B씨도 음독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B씨가 회복하는 대로 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