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모' 논란 박승수, 17분뛰고 병역 특례…대표팀 30%, 1시간 미만 출전

입력 2026-10-19 08:42:30 수정 2026-10-19 08: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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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혁, 박승수. KBS, SNS
이기혁, 박승수. KBS, SNS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은 축구 대표팀 선수 23명 가운데 7명(약 30%)은 대회 전체 출전 시간이 1시간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도 2명 있었다.

19일 조선일보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소속 선수 중 골키퍼 김민승과 이승환은 대회 기간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표팀이 총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선수의 출전 시간은 모두 0분이었다. 반면 골키퍼 김준홍은 5경기에 모두 출전해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수비수들의 출전 시간도 큰 차이를 보였다. 박경섭과 최우진은 각각 한 경기에 출전했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뛴 시간은 1분에 그쳤다. 강민준은 한 경기에 나서 6분을 뛰었으며, 박성훈은 두 경기에 출전해 총 7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른바 '전역모 논란'의 당사자인 박승수도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다. 박승수는 대회에서 총 3경기에 출전해 17분을 뛰었다. 그는 지난 3일 일본과의 결승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박승수는 사과문을 통해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 쓰게 됐고 벅찬 마음이 너무 커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선수별 출전 기록과 무관하게 병역 특례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축구 등 단체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1위를 차지하면 선수 개인의 출전 여부나 경기 시간에 관계없이 병역 특례 대상이 된다.

과거에는 단체 종목 선수도 최소 한 경기에 출전해야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병역 혜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선수를 짧은 시간만 출전시키는 이른바 '1분 출전' 논란이 이어지자, 2020년 관련 조건이 폐지됐다.

병역 특례와 별개로 대표팀 선수들은 특별 장려금도 받는다. 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한 축구 대표팀 23명은 관련 규정에 따라 1인당 450만원씩, 총 1억35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병역 특례 논란 속 문원재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 선수들의 진로를 위해 해당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제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운동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진로를 위해 필요하다"며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종목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병역 특례를 모든 종목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각 종목의 상황을 세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에 동의하기는 한다"면서도 제도 개선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육계의 이런 입장은 병역 특례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예술·체육요원 병역 특례 제도의 대상과 기준을 축소해야 한다는 응답은 41.1%였다.

제도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32.6%로 집계됐다. 두 응답을 합하면 73.7%로,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현행 제도의 축소 또는 폐지를 원한 셈이다.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1.5%였다.

아시안게임 입상자에 대한 병역 특례를 즉시 폐지하는 방안에도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2.4%가 폐지에 찬성했고, 반대는 37.9%였다. 다만 병역 특례를 폐지하더라도 국제대회 입상자에게 별도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8.3%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방부·병무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