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서태평양에서는 다시 한 번 한여름·초가을 태풍 시즌을 연상시키는 강한 태풍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0호 태풍 참피(CHAMPI)다.
앞서 10월 초부터 발생한 27호 태풍 초이완, 28호 태풍 놀로, 29호 태풍 고구마가 대체로 일본 동쪽·남쪽 먼 해상 등 동아시아 주요 인구 밀집지역에서 떨어져 이동한 것과 달리, 참피는 필리핀 동쪽 해상까지 깊숙이 서진한 뒤 류큐열도·오키나와 방향으로 북상하는 장기 시나리오까지 나타나고 있다.
◆20일까지 계속 발달…935hPa·강도 4, 아직 약화 신호 없다
기상청이 15일 오후 10시 발표한 예보에 따르면 참피는 이날 오후 9시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19m의 강도 1 세력으로 서진하고 있다.
이후 세력은 빠르게 강해질 전망이다. 17일 강도 2, 18일 강도 3으로 올라선 뒤 19일에는 강도 4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 공식 예상경로 마지막 시점인 20일 오후 9시에는 필리핀 동쪽 해상인 북위 17.3도·동경 133.1도에서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9m의 강도 4 세력까지 발달한다.
주목할 부분은 닷새치(10월 15~20일) 예보 끝까지 약화 흐름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이 소멸 수순에 들어가면 최대풍속이 낮아지고 중심기압은 다시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나지만, 현재 참피 예보에서는 20일까지 중심기압이 계속 낮아지고 최대풍속도 강해진다. 물론 20일 이후까지 계속 발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공식 예보 범위 안에서는 아직 약화 전환점이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다.
◆필리핀 동쪽까지 서진한 뒤 북쪽으로…오키나와 방향 장기 시나리오
다중앙상블(GEFS) 예상경로도 관심을 끈다. 기상청 공식 예보는 20일 필리핀 동쪽 해상까지지만, 그 이후 장기 예상경로에서는 참피가 서쪽으로 상당히 이동한 뒤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류큐열도·오키나와 방향으로 올라오는 시나리오가 나타나고 있다.
검은색 앙상블 평균선 역시 필리핀 동쪽 해상까지 서진한 뒤 북쪽으로 크게 휘는 형태다. 개별 경로는 대만 부근으로 더 서편화하는 경우부터 일본 남쪽으로 빠르게 북동진하는 경우까지 상당히 벌어져 있어, 아직 오키나와 접근을 확정적인 예보로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10월 들어 등장했던 앞선 태풍들과 비교하면 참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먼 태평양에서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서태평양 저위도에서 오랫동안 서진하면서 세력을 키워 동아시아 가까이 접근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한국행 가능성은 낮지만…'9월까지 보던 태풍' 모습 다시
시기상 한반도행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봐야 한다. 10월 중순에는 여름철과 비교해 주변 기압계가 달라지고, 현재 GEFS 예상경로 역시 한반도를 직접 겨냥하는 흐름을 중심으로 잡고 있지는 않다.
다만 참피가 강도 4까지 발달한 상태로 필리핀 동쪽까지 서진하고 이후 오키나와 방향으로 북상한다면, 적어도 앞선 10월 태풍들과 달리 동아시아 가까운 해역까지 접근하는 태풍이 된다.
그런 점에서 참피는 10월 중순임에도 9월까지 자주 볼 수 있었던 '동아시아 쪽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강한 태풍'의 모습을 다시 연상시킨다. 당장은 한국행보다 참피가 실제 어디까지 서진한 뒤 북쪽으로 방향을 틀지, 그리고 그 시점에도 강도 4 안팎의 강한 세력을 유지할지가 더 중요한 관찰 포인트다.
참피는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 가운데 라오스가 제출한 동명의 꽃 이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