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여군 간부 3명을 포함한 상관 4명을 상대로 성적 비하와 모욕성 발언을 반복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2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박정길 부장판사)는 15일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성적 대상 삼거나 비하 취지 발언 거듭…1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
A씨는 육군 모 부대에서 복무하던 2024년 9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생활관 등에서 다른 중대원들이 듣는 가운데 중대장과 소대장, 분대장 등 상관 4명을 모욕하는 발언을 모두 12차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상관 4명 가운데 3명은 여군 간부였으며, A씨는 이들을 상대로 성적 대상으로 삼거나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발언의 내용과 횟수를 무겁게 봤다. 당시 재판부는 "상관을 성적 대상으로 삼거나 비하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고 정도도 가볍지 않으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앞서 제주지법 형사3단독 김희진 부장판사는 지난 8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한 바 있다.
이후 검사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결과는 오히려 무죄였다.
◆27년 만에 바뀐 대법원 판례가 결정적
항소심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7년 만에 변경한 상관모욕죄 판례였다.
대법원은 기존 1999년 판례와 달리,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군형법 조항이 예시한 '문서·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할 정도로 모욕의 방법 자체가 공공연해야 한다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취침이나 휴식 시간에 동료들과 사적으로 대화하면서 상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던 중 충동적으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대화 등이 아니라 공공연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A씨의 발언이 변경된 법리에 따른 상관모욕죄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발언 내용 자체의 부적절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과 별개로, '어떤 방식으로 모욕했는가'가 형사처벌 여부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