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훔치려 7층 석탑 무너뜨리고 도망…범인 발목 잡은 뜻밖의 단서

입력 2026-10-13 16: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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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금품을 훔치려고 사찰에서 석탑을 무너뜨린 채 달아난 절도범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범인을 붙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바닥에 떨어진 마스크 한 장이 그의 덜미를 잡았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공소청은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2단독(김주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절도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4월 초 늦은밤 충북 충주시 신니면의 한 사찰에서 이뤄졌다. 당시 A씨는 석탑 내부에 금품을 넣는 불교 관습을 노려 사찰로 침입했다. 그는 과거 도굴 범죄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7층짜리 석탑과 주변 전봇대에 밧줄을 연결해 도르래 원리로 석탑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내부엔 금품이 없었다. 이후 그는 곧바로 도주했다. 이 석탑은 문화재가 아닌 일반 신도들이 세운 것으로, 내부에는 귀중품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신도들은 석탑이 강풍 등에 쓰러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석재 전문가가 점검을 통해 인위적인 훼손 정황을 포착해 경찰에 신고했다.

범행 현장에 CCTV가 없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됐다. 그 때 현장에 떨어진 마스크 한 장이 경찰의 눈에 들어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식한 결과, 마스크에서 A씨 유전자 정보(DNA)가 검출됐다. 경찰은 데이터베이스 대조를 통해 신원을 특정했고 범행 4개월여만에 그를 붙잡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무언가에 씐 것 같았다"며 "석탑이 무너지자마자 겁이 나서 금품을 수색할 시도조차 하지 않고 도망 나왔다"고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선고 공판은 다음달 25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