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공모로 권역별 4~5개 선정…대경권은 로봇·모빌리티 축
비수도권 전시장 11곳 중 7곳 가동률 50% 밑돌아…예산 증액 계획 빠져
정부가 2030년까지 미국 CES에 견줄 국가 대표 전시회와 권역별 지역 대표 전시회를 5개 이상 키운다. 지역 대표 전시회는 내년 초 4~5개를 뽑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전시산업 발전 로드맵 2030'을 발표했다. 산업·문화 융합형 대형 전시회 비중을 현재 5%에서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지역 대표 전시회는 '5극 3특' 성장엔진과 연계해 고른다. 내년 1월 공모를 거쳐 2월 4~5개를 선정하고, 2028년까지 컨퍼런스·정책포럼·체험 콘텐츠 개발 등을 지원한다. 2029년 1월 중간평가에서 2~3개로 추린 뒤에는 해외 로드쇼, 외교사절단 네트워킹 등 외국 진출에 힘을 싣는다.
정부는 권역별 전략산업과 문화·관광 자원을 묶은 예시도 내놨다. 대경권은 로봇·모빌리티 산업과 문화유산을 축으로 대구 엑스코와 경주 하이코를 거점 전시장으로 꼽았다. 동남권은 조선해양·제조와 해양체험, 서남권은 에너지와 음식체험, 중부권은 바이오와 문화유산을 짝지었다. 전시회와 지역 축제를 결합하는 방안으로는 대구 꽃 박람회와 대구데이 페스티벌, 경주 세계 국가유산 산업전과 신라문화제·야간문화탐방 등이 거론됐다.
전시장 면적이 5천㎡ 이상인 지역은 2028년부터 '전시산업 발전지구'로 지정해 인프라 개선,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 등을 지원한다.
정부가 지역 전시회 육성에 나선 것은 수도권 쏠림이 심해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는 전시회 407건이 열렸고 이 가운데 대형 전시회가 31건이었다. 비수도권은 329건, 대형 7건에 그쳤다. 비수도권 전시장 11곳 중 7곳은 가동률이 50%를 밑돌았다.
국가 대표 전시회는 첨단산업과 소비재 두 갈래로 키운다. 한국전자전·반도체대전·아시아 기계 제조전·로보월드·산업 AI 엑스포를 올해 하반기 'K커넥트 AI'로 묶고, 2028년 11월 킨텍스 제3전시장(17만㎡)이 완공되면 하나로 통합해 아시아·태평양 최고 첨단산업 전시회로 육성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봄·가을마다 K-뷰티·푸드 전시회에 도심 축제와 케이팝 공연을 엮은 대형 행사를 연다.
국내 전시산업은 몸집은 커졌지만 국제 경쟁력은 여전히 뒤처진다. 전시장 면적은 2008년 19만㎡에서 2024년 34만㎡로, 전시회 개최 건수는 264건에서 736건으로 늘었다. 2024년 전시산업 매출은 4조원, 고용 인원은 2만1천명이다.
그러나 같은 해 전시면적 3만㎡ 이상 대형 전시회는 38건으로 전체의 5.2%에 불과했다. 국내 최대 전시회인 국제공작기계전시회(SIMTOS)의 해외 참관객 수와 거래액은 독일 하노버메세의 10% 수준이다. 외국인 참관율도 SIMTOS 6%, 서울국제항공우주및방위산업전시회(ADEX) 4%로 CES(36%)·하노버메세(42%)와 격차가 크다.
정부는 인도·중동·중앙아시아 등에서 외국 전시장 운영권 확보를 지원하고, 내년 중 전시산업발전법을 고쳐 범정부 '전시산업발전위원회'(가칭) 설치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재원 대책은 빠졌다. 산업부의 전시회 지원 예산은 2022년 63억원에서 올해 53억원으로 줄었다. 정부 스스로 기업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지만, 로드맵에는 예산을 얼마나 늘릴지 담기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