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은 종결된 사안"…韓 사과 요구엔 '침묵'

입력 2026-10-13 10:14:17 수정 2026-10-13 10: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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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안드리 시비하. RBC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 안드리 시비하. RBC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각) 현지 매체 RBC 우크라이나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군 포로 송환을 둘러싼 한국과의 외교 갈등에 대해 "우리는 이 상황이 종결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비하 장관의 발언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공개 논란이 비밀 유지 방식에 관한 합의의 해석 차이에 있다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해 온 기존 입장과 같은 취지로 해석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구체적인 합의 과정이나 이송 방식 등이 아닌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만을 공개한 것은 합의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비하 장관은 이번 갈등의 원인에 대해 "전쟁포로 인도와 관련한 여러 단계에서 비밀유지 문제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모든 의무를 이행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선의의 표시로 전쟁포로 2명을 한국에 인도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고, 이들을 한국 국민으로 간주하는 한국 헌법을 존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대사 소환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비하 장관은 "일시적인 대사 소환이며, 우리는 한국 측의 이러한 조치를 알고 있었다"며 "우리 역시 한국 대사를 불러 대화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매우 유망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미래가 있다"며 "양국 관계에서 반드시 외교가 승리할 것이며 이번 일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비하 장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공식 사과를 수용하기보다는 북한군 포로 인도 과정에서 이미 필요한 의무를 이행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송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포로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로 유지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측이 사전 합의를 어긴 데 이어 비공개 합의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까지 밝히자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송환 과정에서 비밀유지 범위에 대한 해석이 달랐을 뿐, 모든 의무를 이행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한국 정부는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의 본국 소환을 결정했다. 정부가 외국 주재 대사를 항의의 뜻으로 소환한 건 2008년 주일본대사 소환 이후 19년 만이다. 박 대사는 10일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