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check] 아홉수

입력 2026-10-15 09: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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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필숙 지음/ 학이사 펴냄

추필숙 작가. 학이사

아홉은 끝이 아니라 다음으로 건너가기 전의 쉼표다. 추필숙 작가의 수필집 '아홉수'는 나이 끝자리가 9인 해를 조심해야 한다는 오랜 통념에서 벗어나, 변화의 문턱에 선 사람이 마주하는 흔들림과 성찰을 담았다.

책은 꽃과 잎, 사물, 몸, 맛, 길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것들에 말을 거는 방식으로 삶을 들여다본다. 작가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존재에서 기억과 상처, 위로의 순간을 길어 올린다. 꽃 한 송이와 몸의 작은 변화, 음식에 얽힌 기억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글감이 된다.

시와 청소년시, 동시를 써 온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도 산문 곳곳에 배어 있다. 완성된 삶을 말하기보다 흔들리는 과정 자체를 받아들이고, 사소한 일상에 깃든 의미를 발견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아홉을 불길한 숫자가 아닌 '삶이 가장 다정하게 속삭이는 시간'으로 바라본다. 누구나 마주하는 삶의 문턱에서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가도록 이끄는 책이다. 228쪽, 1만7천원.

추필숙 작가. 학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