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육아휴직, 분할 횟수 안 깎고 연 1회 1~2주 쓴다

입력 2026-10-12 15:59:56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8월 20일 시행, 만 8세 이하 자녀당 연 1회 1주·2주 단위 맞벌이 교차 사용하면 4주 방학 메워…첫 달 수급자 열에 여덟이 아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초등학교 1학년의 여름방학은 4주다. 맞벌이 부모가 이 4주를 메우려면 지금까지는 몇 번 안 되는 육아휴직 분할 횟수를 하나 써야 했다. 8월 20일부터는 셈법이 달라졌다. 정규 육아휴직 횟수를 건드리지 않고 자녀 한 명당 1년에 한 번, 1주나 2주만 떼어 쓰는 단기 육아휴직이 시행됐다.

◆ 횟수는 그대로, 기간만 깎인다

정규 육아휴직은 지난해 2월부터 세 번 나눠 쓸 수 있게 됐다. 네 토막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단기 육아휴직은 이 분할 횟수에서 차감되지 않는다. 방학에 1주를 쓰더라도 정규 휴직을 네 토막으로 쓸 권리는 그대로 남는다.

대신 부모 각자에게 주어진 총 육아휴직 기간에서는 빠진다. 고용노동부는 사용 일수를 해당 월의 일수로 나눠 개월로 환산한다. 8월에 7일을 쓰면 0.225개월이 깎이는 식이다. 부모가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쓰면 총 기간은 각자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 사유는 네 가지, 학원 방학은 안 된다

쓸 수 있는 사유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의 휴원과 휴교, 방학, 자녀의 질병·사고 입원, 감염병 격리 네 가지다. 사설학원 방학은 빠진다. 학원이 쉬어 생기는 공백에는 이 제도를 꺼낼 수 없다.

대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다. 근속 6개월이 넘어야 한다. 단위는 1주 또는 2주뿐이다. 하루이틀씩 쪼개 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 방학은 30일 전, 입원은 당일

방학을 사유로 쓰려면 휴직 시작 30일 전까지 회사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 반면 입원이나 감염병 격리, 긴급 휴원 같은 돌봄 비상 상황은 당일 신청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입원확인서 같은 증빙은 첨부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사례 중에는 자녀가 급성 폐렴으로 입원하자 당일 신청해 2주 휴직에 들어간 맞벌이 근로자도 있다. 미리 날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을 겨냥한 설계다.

회사가 시기를 바꾸자고 협의할 수 있는 것은 방학 사유에 한한다. 여름·겨울방학에 신청이 몰려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면 사업주가 시기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노무법인과 직장맘 지원단체는 이 때문에 원하는 날짜에 못 쓸 가능성을 지적한다.

◆ 급여는 7일부터 일할 계산

그동안 육아휴직 급여는 30일 이상 써야 나왔다. 1~2주짜리 휴직은 급여 대상이 아니었다. 단기 육아휴직은 7일 이상이면 고용보험에서 급여가 나온다. 통상임금의 80~100%를 7일이나 14일분으로 일할 계산해 지급한다.

◆ 맞벌이 공식 '엄마 2주, 아빠 2주'

고용노동부는 초등 1학년 여름방학 4주를 엄마가 1~2주, 아빠가 이어서 1~2주를 번갈아 메우는 교차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자녀별로 부모 각자에게 연 1회가 주어지니, 둘을 이어 붙이면 최대 4주가 된다. 어린이집 여름방학 일주일에 맞춰 1주만 쓰고 급여를 받은 사례도 있다.

초등 입학기는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이 다시 튀는 시점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육아휴직통계를 보면 자녀가 한 명인 아빠의 휴직 사용 비중은 자녀 6세 때 18.0%로 가장 높다. 엄마도 0세 때 집중된 뒤 떨어지다가 6세에 12.5%로 반등한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 7월 낸 브리프를 보면 초등 1·2학년의 연간 수업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34시간 적다. 연구원은 이를 저학년 돌봄 공백의 주된 원인으로 짚었다.

◆ 첫 달 수급자 25명 중 아빠가 19명

나경원 의원실이 지난달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8월 20일부터 9월 중순까지 단기 휴직 급여 수급자는 25명이었다. 이 중 19명이 남성이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육아휴직 수급자에서 남성이 차지한 비중이 38.8%였으니 단기 휴직에서는 그 두 배에 가깝다.

한 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간이 짧을수록 업무 공백이나 인사고과 등에 미치는 부담이 적어 남성들이 단기 육아휴직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현장의 걱정은 다른 데 있다. 1~2주짜리 자리는 외부 대체인력을 뽑기 어렵고, 결국 남은 동료가 일을 나눠 지게 된다. 정부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대체인력을 채용하면 월 최대 140만원을, 동료에게 업무를 분담시키면 월 최대 6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은퇴 인력 등을 활용해 영세 사업장이 손쉽게 접근하는 대체인력 고용시장을 열고 육아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2월 단기 육아휴직 시행 6개월을 맞아 현장 안착 실태를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