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는 생존 과제…대구 기업 신사업 도전, 제도는 따라가나

입력 2026-10-13 14: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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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공조 기술 휴머노이드로 확장
지역 상장사 로봇·방산·스마트팜 도전
신사업 성과 낼 자금·실증 지원 필요

지난 9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지난 9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덕산JM로보틱스 부스에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된 모습. 홍준표기자

대구 기업들이 로봇과 방산·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조 기술을 휴머노이드 로봇에 접목하고, 자동차 부품과 농기계 제조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기존 주력 사업만으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신사업 도전이 실제 투자와 매출로 이어지도록 자금·실증 지원과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냉동공조에서 휴머노이드로 '시장 개척'

대구 냉동공조 기업 덕산코트랜은 최근 자회사 덕산제이엠로보틱스를 설립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진출했다. 산업용 냉동공조와 정밀장비 분야에서 쌓은 하드웨어 설계·제조 기술, 품질관리 역량을 차세대 로봇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박동주 덕산JM로봇 본부장은 "현장 장인들의 경험과 손기술 등 문서화하기 어려운 암묵지를 모션 데이터와 피지컬 AI로 디지털화해 보존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것 역시 중요한 진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콘텐츠·교육 분야에서 축적한 로봇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제조·생산라인에 로봇을 적용하는 기술 검증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박 본부장은 "향후 로봇 시장은 기체 성능 경쟁을 넘어 현장 맞춤형 시스템 통합과 유지보수 등 제조 엔지니어링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상장사들의 사업다각화 방향은 공시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3년간 사업목적 변경 공시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부품사인 경창산업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생산설비 및 기계제조 판매'와 '산업용 로보트 제조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대성하이텍 역시 '방위산업 물자 중개업'과 '군수품 무역대리업'을 신설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또 농기계 제조사인 아세아텍은 지난 2024년 '온실 설치공사업 및 스마트팜 설치·관리·운영업'을 추가하며 농기계에서 스마트농업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 신사업 성공 하려면 투자·실증 뒷받침해야

대기업 역시 신사업을 통한 활로를 모색 중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2일 발표한 자산 상위 1천대 상장사의 올해 정관 변경 분석에 따르면, 61개 기업이 신산업에 해당하는 사업목적 106건을 신설했다. 신규 목적의 분야별 비중은 에너지 31.1%, 제조·모빌리티 19.8%, AI와 ICT·디지털 각각 12.3%였다.

도전의 폭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달랐다. 신산업 사업목적을 추가한 기업의 평균 추가 건수는 자산 상위 500곳이 2.1건, 하위 500곳의 경우 1.3건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기업군은 신재생에너지·로봇 등 설비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집중돼 초기 투자와 실증을 뒷받침할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업목적을 추가했다고 곧바로 사업화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기술 개발에 이어 현장 검증과 시장 진입까지 이어져야 하는 만큼 단계별 성장 전략도 중요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 도전적으로 진출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와 더불어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의 임시허가 자동전환, 신규 과제 심의 처리기한 명확화, 실증기업의 손해배상 부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