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로 빚 20종 조회…한정승인은 3개월 안에

입력 2026-10-13 14: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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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포기 지난해 3만8482건 역대 최대, 올 상반기 2만건 넘어 안심상속 신청은 1년, 법원 신고는 3개월…기한 착오가 빚 덤터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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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집과 예금만 남는 게 아니다. 대출과 보증, 밀린 세금도 함께 자녀에게 넘어온다. 정성호 의원실이 지난 8월 공개한 대법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상속포기 신청은 3만8482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같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에만 2만1449건이 접수돼 이 기록은 다시 깨질 참이다.

빚을 물려받지 않을 길은 열려 있다. 다만 시간이 짧다. 상속인은 상속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고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민법은 빚까지 모두 받아들인 것으로 본다. 그 안에 고인의 재산과 빚을 한 번에 훑어보는 창구가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다.

◆사망신고 창구에서 한 번에 20종

안심상속은 주민센터에서 사망신고를 하면서 바로 신청하거나 정부24에서 할 수 있다. 금융 채무와 국세·지방세 체납, 토지, 건축물, 자동차, 연금은 물론 고인이 상조에 가입했는지까지 20종을 한 번에 조회한다. 2024년 말 상조 항목이 더해지면서 열아홉에서 스물로 늘었다.

결과는 기관별로 따로 문자로 온다. 자동차는 세 시간 남짓이면 나오고, 지방세·토지는 7일 안에, 금융과 국세·연금은 최대 20일이 걸린다. 금융 빚이 가장 늦게 확인된다는 뜻이다.

이용은 해마다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2024년 신청은 28만5550건으로 사망신고 열 건 중 여덟 건꼴이다. 2020년에는 열 건 중 여섯 건에 그쳤다.

◆신청은 1년, 법원은 3개월…기한을 헷갈리면 끝

안심상속 신청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이다. 그러나 법원에 포기나 한정승인을 신고하는 기한은 3개월이다. 둘을 섞어 생각하다 석 달을 넘기면 빚 전부를 떠안게 된다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경고한다. 금융 결과가 나오기까지 20일이 걸리는 만큼 사망신고와 동시에 조회를 넣어야 서류 준비 시간이 남는다.

조회에 안 잡히는 빚도 있다. 안심상속은 금융회사와 공공기관 채무만 잡는다. 개인 간 사채, 차용증, 보증 채무는 빠진다. 행정안전부와 법률구조공단 모두 고인 앞으로 온 우편물과 통장 거래 내역을 따로 살피라고 안내한다.

◆가족 전원 상속포기, 4촌까지 번진다

상속포기만 하면 끝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포기하면 빚은 사라지지 않고 후순위로 넘어간다. 미성년 손자녀에게 수억 원대 빚이 대물림돼 법원 독촉을 받은 사례가 법률구조공단에 접수됐다. 4촌 방계혈족에게 독촉장이 날아오기도 한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기존 판례를 바꿨다. 자녀가 전원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 되고 손자녀로는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배우자 한 사람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가 포기하는 방식을 쓴다. 한정승인자는 상속인 지위를 유지하므로 빚이 다음 순위로 번지지 않는다.

◆한정승인 서류, 재산목록이 전부다

한정승인은 고인이 남긴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신고다. 신고서에 상속재산 목록을 붙여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낸다. 신고인 본인의 인감증명서나 본인서명사실확인서도 함께 첨부한다.

목록의 뼈대는 안심상속 조회 결과다. 여기에 우편물과 통장으로 확인한 개인 빚을 더한다. 재산을 알고도 목록에서 빼면 민법은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빚 전부를 떠안는다는 뜻이다. 미성년 상속인은 2022년 민법 개정으로 성년이 된 뒤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고인 통장에서 장례비 빼면 단순승인

가장 흔한 실수는 돈을 건드리는 일이다.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본다. 상속포기를 접수했더라도 심판문을 받기 전에 고인 명의 예금을 꺼내 장례비로 쓰면 빚 전체를 승계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금융감독원에도 포기 뒤 예금을 인출해 썼다가 단순승인으로 간주된 사례가 있다.

한정승인은 법원 심판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판을 받은 날부터 5일 안에 신문에 공고를 내고, 두 달 이상 기간을 정해 채권자가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 그 뒤 재산 범위 안에서 빚을 정리하는 청산 절차가 이어진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말까지 안심상속 조회 대상에 금융 공제회를 더 넣고 조회 결과를 법원 비대면 제출과 연계한다. 가정법원은 차세대 전자소송 시스템으로 상속 사건 비대면 접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