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주호영·나경원·박대출·김건 등 당 중진들 일제히 정부 대사 소환 결정 비판
국민의힘이 9일 정부의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결정을 두고 "적과 협력국을 거꾸로 대하는 아이러니"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정부는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우크라이나가 사전 합의 없이 공개했다는 이유로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 사실을 밝히면서 두 나라 사이에 외교 갈등이 불거졌다.
정부는 양국이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사전에 합의했음에도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과의 말도 들어있는 메시지도 받았다"면서도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한군 포로를 송환해 준 우크라이나에는 감정싸움으로 대사를 본국 소환하는 초강경 대응을 하면서, 북한에는 철저히 비굴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편에 서기로 했다는 시그널로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6선 중진 주호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북한과 러시아가 적인가, 우크라이나가 적인가"라며 "이런 황당한 적반하장이 어디 있나"라고 적었다. 주 의원은 "적과 협력국을 거꾸로 대하고 있다"며 "북한군 포로들을 대한민국에 데려올 길까지 막는 일이 없도록 지금이라도 피아 구분 못 하는 망동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승적 결정을 환영한다"며 감사 서한을 보냈다고 9일 밝혔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개한 서한에서 "북한군 포로 리아무개씨와 백아무개씨의 한 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이토록 격노하며 대사 소환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취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절차상의 공개 여부에 일부 이견이 있고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감사해야 할 인도주의적·안보적 성과"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 측은 서한을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온라인으로 보냈으며, 외교채널을 통해 실물로도 전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4선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은 조롱하고, 미국은 멀어지고…우크라이나엔 왜 그럴까"라며 "좌크라이나가 아니라서?"라고 썼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우아하다'의 '우(右)'를 '좌(左)'로 바꿔 표현한 것을 빗댄 발언이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사 소환 결정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조속히 갈등을 수습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공관에 파견된 대사의 본국 소환은 외교관계 단절까진 아니지만 상대국 대사 초치보다 중대한 항의의 의미가 담긴다. 이번 대사 소환은 18년 만의 조치다. 외교부는 양국 현안의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며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