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미국 비자 지연에 외교부 "한미관계 전반과 연계 적절치 않아"

입력 2026-10-09 16: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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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비자 심사 내용·지연 사유 모두 "미국 국내법상 비공개" 선 그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지연을 한미관계와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9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미 양국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 및 협력하고 있으며, 개별 비자 사안을 한미관계 전반과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비자 발급 지연 사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심사 관련 내용은 미 측이 공개하지 않는 사항으로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당국자는 "개별 비자의 신청 및 심사 결과 관련 내용은 미국 국내법과 절차에 따라 비공개로 취급되는 사항"이라며 외교부 차원에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외통위 미주반에 배정돼 11일부터 9박12일 일정으로 미국·브라질·콜롬비아·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미국 현지 국정감사는 12일 주미한국대사관 등 미주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미주반에는 정 의원 외에 박성준·맹성규 민주당 의원, 고동진·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 배정됐다. 이들 중 비자를 받지 못한 것은 정 의원이 유일했다. 정 의원은 출국이 임박하자 외통위 미주반 소속을 구주반으로 바꾸고 유럽 일정으로 국감 행선지를 변경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미국 비자가 미국 국무부에서 계속 심사 중(Review 상태)"이라며 "허용도 불허도 아닌 상태를 더 기다릴 수 없어서 긴급하게 구주반으로 변경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 미국 비자 문제로 한미동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은 서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의원이 구주반으로 옮기면서 미주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출국 예정일이 임박해 다른 위원이 새로 미국 비자를 신청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정 의원은 2012년 미국을 방문해 국감을 진행했고, 2014년에도 국회의원 자격으로 방미한 바 있다. 그러나 2013년에는 외통위 미주반 소속이었음에도 미국행 비자를 받지 못한 전례가 있다. 정 의원은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된 이력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력이 이번 비자 심사 지연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야권 일각에서는 최근 한미 외교·안보 라인의 이상 기류와 연결하는 주장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 의원의 과거 반미 활동 전력은 물론 정부·여당의 대미 외교 실패와 한미동맹의 신뢰 균열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동맹국 국회의 국정감사까지 제약하는 것은 동맹의 미래지향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며 한미 외교 당국이 비자 문제 해결에 나서길 촉구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미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정감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며 비자 발급 보류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외통위는 국정감사 기간 미주반·구주반·아주반 등 3개 반으로 나눠 해외 재외공관 현장 감사를 진행한다. 정 의원의 행선지 변경으로 미주반 구성과 현장 감사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외교부는 비자 발급 지연 사유와 한미관계 연계 여부 모두에 대해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