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동맹이라고?" 김민석 형 김민웅, 조현 직격…실제 공식 관계는 '3국○○' [시사뒷담]

입력 2026-10-09 17:30:48 수정 2026-10-09 17: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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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함께 모인 가상의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함께 모인 가상의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페이스북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페이스북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조현 외교부 장관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답변을 문제 삼으며 "'한미일'을 동맹이라는 말로 묶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은 어렵지 않게 등장한다. 한국과 미국이 동맹이라는 데에는 익숙하지만,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도 동맹인지, 나아가 한미일 세 나라 전체가 하나의 공식 동맹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김민웅 대표는 9일 오전 11시 5분쯤 페이스북에 '한미일이 동맹이라고? 외교부 장관 조현의 망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민웅 대표는 국감에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조현 장관을 상대로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질의한 장면을 언급하며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장면"이라고 했다. 이어 조현 장관이 '자강'과 '동맹'의 외교정책상 효과를 설명한 것을 두고 "여기서 하나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지점이 있다. 한미일을 '동맹'이라는 말로 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미일은 군사동맹으로 정식화된 것인가. 누가 언제부터 그런 관계를 인정했는가. 의회의 비준을 받았나"라고 반문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가 지난 9월 27일 국회에서 추석민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가 지난 9월 27일 국회에서 추석민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웅 "한미일 군사동맹 언제 정식화됐나"

김민웅 대표의 문제 제기는 결국 '동맹'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향한다. 한국에서 가장 익숙한 공식 동맹은 한미동맹이다. 그렇다면 한일관계와 한미일 관계 역시 같은 의미에서 '동맹'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

한국과 미국은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공식적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과 일본 역시 미일상호협력 및 안전보장조약에 따른 동맹이다.

반면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상대국이 공격받았을 때 공동 방위 의무를 지는 상호방위조약이 없다. 정부 공식 문서에서도 한일관계에는 일반적으로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협력 관계 또는 미래지향적 관계 등으로 표현한다.

한미일 세 나라 역시 공식적으로 하나의 3국 군사동맹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3국 공동문서에서는 주로 '한미일 3국 협력' 또는 '3국 안보협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지난 9월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중국의 수출규제에 대한 미일 공동 대응과 동맹 억지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지난 9월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중국의 수출규제에 대한 미일 공동 대응과 동맹 억지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올해 5월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공동언론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올해 5월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공동언론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캠프 데이비드 이후 가까워지긴 했지만…

물론 세 나라의 군사·안보 협력은 과거보다 훨씬 긴밀해진 게 사실이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의 정례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다영역 군사훈련 등 한미일 안보협력의 제도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당시 세 나라는 공동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위협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협의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 자체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미일안보조약과 같은 새로운 3국 상호방위조약을 만든 것은 아니다.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도 기존 조약을 대체하거나 국제법·국내법상 새로운 권리와 의무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가 명시돼 있다.

따라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말은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세 나라의 긴밀한 안보협력을 압축해 표현하는 용어로는 쓰일 수 있지만, 공식적인 외교·안보 관계를 엄밀하게 설명한다면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 한미일 3국 협력'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한미일 3국 협력 개념도. 매일신문DB
한미일 3국 협력 개념도. 매일신문DB

◆김민웅 "김준형의 분투 응원"

김민웅 대표는 조현 장관을 향해서도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이 자를 잘라야 한다. 이런 따위가 외교총지휘부에 앉아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한 뒤 "김준형 의원의 분투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김준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로 현재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한미일 협력 강화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놓고 조현 장관을 상대로 질의했다.

김민웅 대표가 김준형 의원을 공개적으로 응원한 대목은 정치적으로도 눈길을 끈다. 김민웅 대표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형이다. 최근 김민석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연대·통합 가능성에 힘을 싣는 가운데 양당 사이에서는 합당 방식 등을 놓고 미묘한 힘겨루기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형인 김민웅 대표가 동생이 대표로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의 외교안보 문제 제기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셈이다.

다만 이를 곧바로 형제 간 정치적 대립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김민웅 대표는 이전부터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