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적발 357곳 중 98.3%가 플랫폼 등록 숙소 에어비앤비 7만2400곳 중 41% 퇴출…세이프스테이로 신고증 확인
다음 달 12일부터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숙소를 중개한 숙박 플랫폼에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가 매겨진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입법예고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에 담긴 기준이다. 단풍철 예약이 몰리는 시기와 맞물려 플랫폼들은 미신고 숙소를 미리 걷어내고 있다. 잡아 둔 예약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도 생긴다.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것은 숙소 사진이나 후기가 아니라 영업신고증 한 줄이다.
◆ 숙소를 올려 준 플랫폼도 처벌, 상한은 1천만원
개정 공중위생관리법은 제4조의2를 새로 두고 온라인 플랫폼이 미신고 숙박업소를 중개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한다. 법률이 정한 과태료 상한은 1천만원이다. 복지부는 시행령 별표에 적발 건당 500만원을 적어 넣었다.
숙소를 내놓은 호스트는 이전부터 처벌이 무거웠다. 신고 없이 숙박업을 하면 공중위생관리법 제20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같은 법 제11조는 적발 즉시 관할 지자체장이 영업소 폐쇄를 명하고 출입문을 봉인하도록 한다.
바뀐 것은 책임의 범위다. 지금까지 단속은 호스트 한 명씩을 쫓는 방식이었다. 다음 달부터는 숙소를 노출시킨 플랫폼도 함께 처벌받는다.
◆ 서울 적발 357곳 가운데 351곳이 플랫폼에 올라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내놓은 미신고 숙박업소 단속 현황을 보면 2020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적발된 숙소는 357곳이다. 이 가운데 351곳, 98.3%는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 있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수사 결과로는 숙박시설 외 용도 건물 불법영업 입건이 2022년 17건에서 2024년 146건이 됐다. 2년 만에 8배를 넘겼다. 문진석 의원실이 2023년 국정감사 때 공개한 지자체 자료를 보면 서울·강원·부산·제주 미신고 숙박 단속의 82.6%가 에어비앤비 중개 숙소였다.
관광지 한 곳에 쏠리는 물량도 적지 않다. 부산 수영구는 2024년 한 해 불법 공유숙박업소 218곳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123곳이 여름 휴가철에 몰렸다.
◆ 단속 256건에 합법 전환 27건, 세무 추징은 6.4%
단속이 제도권 편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숫자로 드러난다. 진종오 의원실이 지난해 9월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보면 불법 공유숙박 단속 건수는 2021년 681건에서 가장 최근 집계인 2024년 256건으로 62% 줄었다. 같은 해 적발 뒤 실제로 숙박업 등록을 마친 곳은 27건에 그쳤다. 2023년에는 21건이었다.
세금도 비슷하다. 2024년 국정감사 때 차규근 의원실에 제출된 국세청 자료로는 지자체가 단속한 무신고 숙박공유 750건 가운데 세무 추징은 48건, 6.4%에 그쳤다.
◆ 오피스텔·고시원은 신고 자체가 불가능하다
예약자가 가장 많이 걸려드는 곳은 오피스텔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업무표준매뉴얼은 주택법상 주택만 등록 대상으로 둔다. 오피스텔과 고시원은 숙박업 영업신고도, 민박업 등록도 할 길이 없다. 오피스텔 공유숙박에 합법은 없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1일 고양·부천·안양 등 8개 시군에서 미신고 숙박업소 13곳, 객실 25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천에서는 오피스텔 3개 객실을 빌려 3년 9개월간 미신고 영업으로 2억원대 매출을 올린 업주가 입건됐다. 제주에서는 서귀포 단독주택 2채를 농어촌민박 신고 없이 운영한 호스트에게 벌금 400만원이 구형됐다.
◆ 7만2400곳 중 3만곳 퇴출…신고증 확인은 1분
에어비앤비는 2024년 10월 신규 등록 숙소에 영업신고증 제출을 의무화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기존 숙소로 넓혔다. 서류를 내지 않은 숙소는 올해 1월 1일부터 신규 예약을 전면 차단했다. 에어비앤비 코리아가 밝힌 이행 결과로는 국내 등록 숙소 7만2400여 곳 가운데 41%인 약 3만 곳이 정리 대상이 됐다. 네이버도 지난달 7일 예약 서비스 입점 숙박업체의 인허가 전수 검수에 들어갔다. 서류가 없는 업체는 노출에서 뺀다.
한국관광공사 세이프스테이는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와 연결해 합법 등록 민박을 보여 준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개방 포털에서는 상호와 지번으로 숙박업 신고 여부를 바로 조회한다. 숙소 주소를 예약 직전에야 알려 주거나 "친척 집에 온 것처럼 해 달라"고 요구하는 곳은 신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 "500만원으로 막히겠나" 풍선효과 지적도
대한숙박업중앙회 등 숙박업계에서는 건당 500만원이 플랫폼 중개 수수료 수익에 견줘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숙박예약 플랫폼 업계는 위조 서류나 신고번호 쪼개기 등록을 걸러낼 공공 데이터베이스 연동이 미비하다고 짚는다.
규제가 센 플랫폼을 떠나는 움직임도 변수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신고를 요구하지 않는 다른 플랫폼으로 불법 숙소가 옮겨 갈 것이라며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원칙상 내국인 투숙이 금지돼 합법 공유숙박 공급이 위축된다는 호스트들의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는 단속 결과를 발표하며 불법 숙박업소가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예약 전 신고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는 불법 숙박 영업 제보자에게 공익제보 조례에 따라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준다.
피해는 결국 투숙객 몫이다. 한 사립대 교수는 지난 2월 "무허가 숙박업소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환불이나 취소나 이런 게 원활히 안 될 가능성이 큽니다"라며 "이러한 무허가 숙박업이 운영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