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선지급 소득기준 29일 폐지…자녀 1인당 월 20만원

입력 2026-10-03 07: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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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소득 150% 기준 사라져…10월분부터 적용, 매월 25일 지급 직전 3개월 평균 20만원 미만이면 차액 신청 가능

정부가 양육비 선지급제의 소득 기준을 폐지해 모든 미성년 자녀 가정에 월 최대 지원금을 지급한다.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양육비 선지급제의 소득 기준을 폐지해 모든 미성년 자녀 가정에 월 최대 지원금을 지급한다. (AI 생성 이미지)

양육비 선지급제의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소득기준이 이달 29일부터 전면 폐지된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내용으로, 소득을 따지지 않고 미성년 자녀 1인당 월 최대 20만원을 신청한다. 문턱은 사라졌지만 국가가 비양육 부모에게서 돌려받은 돈은 선지급액의 12.94%에 그친다. 지원액 월 20만원은 한부모가 자녀 한 명을 키우며 실제로 쓰는 양육비 58만250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 소득 안 보고 자녀 1인당 월 20만원, 성년 전까지

양육비 선지급제는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주지 않을 때 국가가 먼저 주고 나중에 채무자에게서 받아내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가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인 한부모가족만 신청할 수 있었다. 29일 개정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이 요건이 사라진다.

지원 대상으로 결정되면 미성년 자녀 1인당 월 최대 20만원을 자녀가 성년에 이를 때까지 받는다. 심사를 거쳐 통상 매월 25일 지급하며, 소득기준 폐지는 10월분부터 적용한다.

금액에는 상한이 있다. 선지급금은 법원 판결이나 양육비부담조서에 적힌 집행권원 금액을 넘지 못한다. 조서상 양육비가 월 15만원이면 받는 돈도 월 15만원까지다.

◆ 신청 1만261건에 8188가구 결정, 자녀 1만2924명

양육비이행관리원 집계를 보면 2025년 7월 제도 도입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선지급 신청은 1만261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지원이 결정된 것은 8188가구, 신청 대비 79.8%다.

혜택을 받은 미성년 자녀는 누적 1만2924명, 지급된 돈은 약 231억원이다. 양육비 이행 지원 전체로 넓히면 누적 이행금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3002억원이다.

◆ 소액 쪼개 입금해도 차액은 받는다

한 푼도 못 받은 경우만 대상이 아니다. 신청 직전 3개월 또는 3회 동안 받은 월평균 양육비가 20만원 미만이면 신청할 수 있고, 국가가 그 차액을 채워 준다. 매달 5만원씩만 보내는 식으로 신청 요건을 피하려는 부분 입금을 막는 장치다.

지급 뒤에는 구상 절차가 따라붙는다. 채무자가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채무자 동의 없이 소득과 금융재산을 조회해 국세 체납 처분 방식으로 강제징수한다.

실제 수령 사례도 쌓이고 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전 배우자가 약속한 양육비를 한 번도 보내지 않은 두 자녀 가정이 매달 40만원을 받고 있다. 법원이 월 150만원을 정했는데도 9개월간 돈이 끊겼던 세 자녀 가정은 월 60만원을 먼저 지원받아 자녀 학원과 치료를 재개했다. 미지급금 8000만원을 버티던 비양육 부모가 선지급 신청 안내 통지를 받은 뒤 5100만원을 자진 납부한 경우도 있다.

◆ 월 20만원과 실제 양육비 58만2500원의 거리

성평등가족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를 보면 한부모가 자녀 1명을 키우며 쓰는 직접 양육비는 월평균 58만2500원이다. 중고등학생 자녀는 월 66만1000원, 미취학 아동은 46만1000원으로 나이에 따라 20만원 가까이 벌어진다. 선지급금은 자녀 나이와 무관하게 20만원으로 같다.

같은 조사에서 이혼·미혼 한부모의 71.3%는 비양육 부모에게서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부모 취업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44만4000원이다.

양육비해결총연합회와 복지학계에서는 월 20만원이 실제 지출에 견줘 턱없이 적고 연령별 차등도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사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업계에서는 감치 서류 송달을 피하거나 소액만 쪼개 입금하는 편법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 회수율 12.94%, 예산은 절반도 못 썼다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것은 회수다. 양육비이행관리원 집계로 선지급금을 채무자에게서 돌려받은 비율은 금액 기준 12.94%, 건수 기준 21.46%에 그쳤다. 지난 5월 말 기준 회수 누적액은 6억4000만원이었다.

예산도 남았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8월 내놓은 2025회계연도 결산 분석을 보면 양육비 선지급제 본예산 162억원 가운데 실제 집행액은 77억3000만원, 집행률 47.7%였다. 엄격한 소득기준이 집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국회에서는 보완 입법을 논의한다. 윤준병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채무자에게 소득이 생기면 원천징수의무자가 선지급금을 급여에서 바로 공제하도록 했다.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27년도 양육비 이행확보 지원 예산안은 전년보다 22억원 늘어난 484억원이지만 개별 지원액은 그대로다.

성평등가족부는 "소득기준이 폐지되면서 보다 많은 한부모가족이 국가의 지원으로 양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며 "제도를 몰라 지원받지 못하는 가정이 없도록 적극 알리고, 양육비 채무자의 책임 이행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