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스터디카페 이용률 45.9%… 도서관은 사흘 휴관

입력 2026-09-24 08: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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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82.4% "연휴에도 취업준비"… 자소서 작성 25.1%로 1위 공공도서관 24~26일 전면 휴관, 유료 무인 스터디카페로 쏠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금메달리스트 이현중 선수가 23일 모교인 경기도 수원시 삼일고등학교를 찾아 농구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금메달리스트 이현중 선수가 23일 모교인 경기도 수원시 삼일고등학교를 찾아 농구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에 이직을 준비하겠다고 답한 미혼 직장인이 83.4%로 집계됐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158명을 조사해 21일 내놓은 결과다. 연휴가 쉬는 기간이 아니라 구직 일정의 일부로 바뀌었다는 뜻인데, 정작 청년들이 기댈 공공 학습공간은 이 나흘 동안 대부분 문을 닫는다.

◆ 구직자 82.4%가 "연휴에도 취업 준비"

사람인이 성인 남녀 2천35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발표한 조사에서 구직자의 82.4%는 추석 연휴에 취업 준비 활동을 하겠다고 답했다. 직장인까지 합한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도 78.1%가 취업·이직을 준비한다고 했다. 전년보다 4.1%포인트 높은 수치다.

무엇을 하는지도 구체적이다. 잡코리아 조사에서 연휴 중 이직 준비 활동 1위는 자기소개서 작성(25.1%), 2위는 포트폴리오 정리(23.0%)였다. 진학사 캐치가 2023년 9월 취업준비생 2천404명을 조사한 자료에서도 채용공고 확인(54%)과 자소서 작성(49%)이 앞섰고, 면접 준비 18%, 인적성시험 준비 17%가 뒤를 이었다.

연휴가 끝나면 숫자가 한꺼번에 튄다. 잡코리아가 같은 날 함께 공개한 최근 2년간 명절 전후 구직 데이터 분석을 보면, 2024년 추석 직후 첫 월요일 이력서 등록 건수는 연휴 기간 일평균의 3.7배였다. 올해 설 직후 첫 월요일 입사지원 건수도 평일보다 20% 많았다.

◆ 추석 스터디카페 이용률 45.9%, 설의 1.7배

무인 스터디카페 출입 데이터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는 주식회사 오래가 2022년 9월 공개한 분석이다. 전국 265개 점포의 출입 300만 건을 분석한 이 자료에서 같은 명절인데 추석 연휴 평균 좌석 이용률은 45.9%, 설 연휴는 26.7%였다. 추석이 1.7배 높다. 하반기 공채가 걸린 명절이라는 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추석 당일에도 좌석은 절반 가까이 찼다. 연휴 중 가장 낮은 날의 만석률이 43%였다. 이 회사는 연휴 기간 전국 스터디카페 이용자를 250만 명 규모로 추산했다.

선호 장소 자체가 유료 시설로 옮겨 갔다. 에듀윌이 2023년 9월 내놓은 명절 학습계획 조사에서 가족·친척을 피해 공부할 곳으로 스터디카페를 꼽은 비율이 50.6%로 1위였다. 독서실은 27.7%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하루 공부 시간은 3~4시간이 29.4%로 가장 많았고, 7시간 이상도 21.6%였다.

◆ "언제 취업하냐" 47%… 잔소리가 발길을 돌린다

귀성 포기의 이유는 두 갈래다. 진학사 캐치 조사에서 Z세대 취준생 32%가 추석에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 까닭으로는 취업 준비(44%)가 휴식(21%)을 크게 앞섰다.

나머지 한 갈래는 밥상 앞의 말이다. 같은 조사에서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 1위는 취업 관련(47%)이었다. 연애·결혼 17%, 다른 사람과의 비교 15.9%가 뒤를 이었다. 친척 용돈을 언제까지 받아도 되느냐는 물음에는 '취업 전까지'라는 답이 36.1%로 가장 많았다.

배경에는 얼어붙은 청년 고용이 있다. 통계청이 2024년 1월 발표한 연간 고용동향에서 15~29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9만8천 명 줄어 3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올해 1월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는 44만2천 명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8월 낸 보고서를 보면 대졸 이상 '쉬었음' 청년은 2019년 15만9천 명에서 2023년 18만4천 명으로 늘었다.

노동시장을 연구하는 한 관계자는 "청년층에서 명절 아르바이트 의향이 늘었다는 건 취업난 영향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취업하지 못한 채 친척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알바천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조사에서 20대의 추석 연휴 근무 계획률은 67.3%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희망 시급은 평균 1만3천452원이었다.

◆ 도서관은 24~26일 휴관, 28일은 대체공휴일도 아니다

문제는 추석 연휴 동안 공공 공간이 비어 있다는 점이다. 안양시립도서관은 24일부터 26일까지 열람실을 포함해 전면 휴관한다고 공지했다. 지자체 도서관과 청년센터가 공휴일 규정에 따라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구직자들은 24시간 무인 스터디카페라는 유료 선택지로 밀린다.

정부 지원은 취업 이후에 집중돼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6년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비수도권 중견·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2년 근속 시 최대 720만원을 직접 준다. 취업 준비 단계의 공간·인프라 공백을 메우는 사업은 아니다.

◆ "고립 학습이 능률을 떨어뜨린다"는 경고도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구직 청년 커뮤니티에서는 정작 집중 구직 시기인 명절에 공공 시설이 전면 휴무에 들어가 청년 지원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 쪽에서는 가족과의 대화 단절과 장기 고립 학습이 수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키워 오히려 능률을 떨어뜨린다고 본다. 취업 컨설팅 업계에서도 연휴 강행군이 직후 번아웃으로 이어져 10월 필기·면접 컨디션을 해친다고 진단한다.

채용 정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지 않거나 채용 계획이 없는 대기업이 많다"며 "채용 불황으로 추석 연휴 기간에도 취업 준비를 쉬지 않는 취준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