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64개 구간 374㎞ 운영, 2024년 76개서 축소 일반 갓길 통행은 벌점 30점… 드론 적발 48%가 차로 위반
추석 연휴 고속도로 갓길차로가 전국 64개 구간 374㎞에서 운영된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내놓은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에 담긴 내용이다. 갓길이 열렸다는 표시는 바닥이 아니라 머리 위에 있다. 차로제어신호기(LCS)의 녹색 화살표가 꺼지거나 적색 X로 바뀌는 순간, 같은 자리를 달리던 차는 신호위반 차량이 된다.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원에 벌점 15점이다.
◆ 신호기 하나로 갈리는 6만원과 벌점 15점
경찰청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8과 시행규칙 별표28을 보면 LCS가 꺼졌거나 적색 X인 상태에서 갓길을 달리면 신호·지시 위반이다. 범칙금 6만원, 벌점 15점이 매겨진다. 무인카메라나 블랙박스 공익제보로 적발되면 과태료는 승용차 7만원, 승합차 8만원이다.
애초에 갓길차로제가 지정되지 않은 구간이라면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도로교통법 제60조 갓길 통행금지 위반은 범칙금이 같은 6만원이지만 벌점은 30점으로 두 배다. 무인단속에 걸리면 과태료가 승용차 9만원, 승합차 10만원으로 뛴다.
벌점 15점과 30점은 체감이 다르다. 갓길차로 구간인지, 그 구간의 신호가 켜져 있는지를 운전자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경찰청은 명절과 휴가철마다 상습 병목지점에 드론과 암행순찰차를 투입해 갓길 주행을 집중 적발해 왔다.
◆ 드론이 잡은 2만1500건, 절반 가까이가 차로 위반
2024년 국정감사 때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태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고속도로 드론 단속 2만1500여 건 가운데 차로 관련 위반이 48%로 가장 많았다. 갓길과 전용차로를 둘러싼 위반이 단속의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정체 속에서 앞차를 따라 갓길로 붙었다가 상단 신호기가 꺼져 있어 암행순찰차에 적발된 사례가 경찰청에 접수돼 있다.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막힌 길에서 신호기 변화를 보지 못한 채 관성적으로 따라가다 벌점을 물게 된다는 호소가 나온다.
◆ 시속 60㎞ 밑으로 떨어져야 열린다
갓길차로는 상시 개방이 아니다. 2023년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운영 매뉴얼은 시속 70㎞ 미만을 개방 기준선으로 제시한다. 도로 사정에 따라 수시로 열리고 닫힌다.
차종 제한도 있다. 갓길 폭이 3.5m에 못 미치는 구간은 15인승 이하, 3.5t 이하 소형차만 다닐 수 있다. 대형 화물차와 버스는 화살표가 켜져 있어도 들어갈 수 없다.
이번 대책에는 승용차만 탈 수 있는 임시 갓길차로도 들어갔다. 경부선과 서해안선, 논산천안선 3개 노선 5개 구간 13.7㎞다. 경부선 금호분기점~북대구나들목 부산 방향 3.2㎞, 서해안선 동서천분기점~군산나들목 목포 방향 3.7㎞ 구간이 여기 속한다. 영동선과 서울양양선에서는 171.5㎞ 구간이 탄력 운영된다.
◆ 64개로 줄었는데 차는 605만대
운영 구간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24년 추석에는 76개 구간 411.3㎞, 지난해 추석에는 69개 구간이었다. 올해는 64개 구간이다.
반대로 도로 위 차는 늘었다. 한국도로공사가 20일 내놓은 교통수요 전망을 보면 올해 추석 일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은 605만대로 지난해(541만대)보다 11.8% 많다. 추석 당일 최대 교통량도 684만대로 지난해(641만대)보다 6.7% 늘어난다. 연휴가 나흘로 압축되면서 일평균 이동인원은 1182만명으로 지난해(757만명)보다 56% 급증한다. 연휴 총 이동인원은 3093만명이다.
◆ 비상공간이 사라진다는 반론
갓길차로제의 소통 효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도로공사 분석을 보면 가동 구간은 시간당 약 1800대를 더 소화하고, 평균 통행속도는 미가동 때보다 시속 28㎞가량 높다.
문제는 갓길이 원래 비상공간이라는 점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갓길차로를 무리하게 늘리면 고장 차량이 피할 곳이 없어지고 응급차 진입도 늦어진다고 지적한다. 도로공사 집계로 고속도로 2차 사고 치사율은 50~60%대로 일반 사고의 6배가 넘는다.
박용갑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받은 도로공사 자료를 보면 2024년 고속도로 2차 사고 70건 가운데 76%인 53건이 주시태만에서 비롯됐고, 66%가 야간에 일어났다. 도로공사는 경부선 안성분기점~천안나들목 구간에 갓길차로를 놓으면서 비상주차대 26곳과 신호기 62개를 함께 설치했다.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21일 사고나 고장이 나면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탑승자 전원이 도로 밖으로 대피한 뒤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완성차 업계의 한 인포테인먼트 개발 임원은 지난해 11월 도로공사와의 갓길차로 정보 연계 협약에서 "고속도로 위 사고를 보다 신속하게 감지하고 고객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지능형 교통체계로 모은 갓길 개폐 정보를 민간 내비게이션에 실시간으로 넘긴다. 다만 차 안 화면보다 앞서는 것은 머리 위 신호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