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좌파당, 베를린 주의회 선거 25.3% 1위…주택 22만 채 국유화 공약

입력 2026-09-21 17: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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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 에랄프, 동독 공산당 계열 첫 베를린 시장 가능성…국유화 비용 20조원 논란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주의회 선거가 끝난 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주의회 선거가 끝난 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 극좌 정당 좌파당(디 링케)이 20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25.3%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좌파당은 기민당(CDU) 19%, 극우 독일대안당(AfD) 16%를 앞질렀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12.1%에 머물렀다.

이번 결과는 종전 득표율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에랄프가 동독 공산당에서 비롯된 좌파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시장에 오를 가능성이 생겼다.

전체 의석 159석 가운데 좌파당이 47석, CDU 35석, AfD 29석을 각각 가져갈 전망이다. 좌파당 주도로 새 정부가 꾸려질 경우 CDU는 지난 선거에서 22년 만에 되찾은 시장 자리를 다시 빼앗기게 된다.

선두 후보 엘리프 에랄프는 독일 수도의 치솟는 주거 비용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도시 주택 공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주택 협회를 국유화하겠다고 즉각 약속했다.

개표 후 첫 발언에서 에랄프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임대 상황이 베를린의 "가장 큰 사회 문제"라고 규정하며, 2021년 주민투표에서 58%가 찬성한 국유화 입법 방침에 따라 주택 협회 국유화와 "베를린에서 투기를 몰아내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정책은 약 22만 채의 주택을 국가 소유로 전환하는 것으로, 실제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SPD 사무총장 팀 클뤼센도르프는 주택 협회 국유화에 약 200억 유로(약 30조원)가 들 것이라고 밝혔으며,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맙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7%만이 국유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좌파당의 승리는 메르츠 총리 집권 연정에 또 한 번의 타격이 됐다. 같은 날 치러진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는 AfD가 38.3%로 1위를 차지한 반면, 메르츠 총리의 기민당은 4.9%에 그쳐 194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메르츠 총리는 결과 발표 후 "재앙"이라고 말하면서도 사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AfD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좌파당 역시 중도좌파·중도우파 주류 정당에 대한 전반적인 이반 흐름 속에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DU의 베를린 득표율은 2023년 선거 때보다 9.5%포인트 떨어진 반면, AfD는 7.2%포인트 뛰었다.

베를린 주의회는 선거 결과를 토대로 연립 협상을 거쳐 새 시장을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