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례 '부족' 언급', 국정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국민 존중심 부족' 언급
공소취소와 관련해선 의혹 말끔히 해소 못 해, 여권 전통 지지층 보듬기 골몰
'연임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내 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난맥상에 대해 사과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이 국민 눈높이을 충족시키기엔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이 대통령은 국정지지율이 급격하게 추락하는 원인을 묻는 질문에 "배려, 섬세함, 소통이 부족했고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중 '부족'이란 단어를 13차례 언급하면서 자세를 한껏 낮췄다.
이 대통령은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이 옳다'이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쟁점법안 일방처리와 주요 정책 밀어붙이기 과정에서 국민의 뜻을 앞세웠던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혹독한 민심의 심판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른바 '낙마자'가 속출하고 있는 인사 참사와 관련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도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 시스템을 지금 재점검을 해보려 한다. 완벽하게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인 19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한지 6일만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 부담을 덜었지만 장관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로 향후 인사에서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내각 인선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 대통령이 대국민 약속을 어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법 리스크 셀프구명(공소취소)' 의혹에 대해 국민의 '갈증'을 해소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 "특검법안 상의 공소취소 조항은 삭제해달라"고 요구했을 뿐 "퇴임 후 재판을 받겠다"는 명시적인 표현을 하지 않아 공소취소 불신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끝내 재판받겠다는 말은 안 했다"며 "본인이 임명하는 '어용' 특검으로 본인의 5개 재판을 뒤집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여의도 정가의 시선은 다음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선으로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앞장섰던 여당 정치인의 법무부 장관 인선이 무산된 이후 진행되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 문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확인했기 때문에 차기 법무부 장관 인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꼼수가 아니라 퇴임 후 당당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받겠다는 정공법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여권 구(舊) 주류 및 강성 개혁파의 마음을 보듬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당 강성 개혁파의 숙원인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피력하면서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친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선 "이날 행사의 공식 명칭은 대국민 기자회견이었지만 내용은 여당 단합 촉구 성명"이라며 비판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직 대통령 기자회견을 당리당략을 위해 악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야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현직 대통령 임기 연장을 위한 헌법개정 시도' 의혹에 대해 "현행 헌법질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