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 광통신주 '들썩'…국내 업체 수주 확대 기회

입력 2026-09-18 10: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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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I 수요 급증에 글로벌 공급 한계…국내 업체로 수주 물량 확대
대한광통신·라이콤 등 잇단 수주…미국 데이터센터 공급망 진입
벤더 인증·생산능력 확대에 시간 필요…실적 개선은 내년 본격화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캠퍼스 내 장비들의 모습.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캠퍼스 내 장비들의 모습.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데이터 전송량 증가로 국내 광통신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DCI(Data Center Interconnect) 수요가 늘면서 광케이블과 광증폭기, 광트랜시버 등 관련 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광부품 업체들의 공급 여력까지 한계에 다다르면서 국내 기업으로 수주 물량이 넘어오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빛과전자의 누적 거래량은 3억7799만 주로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한광통신은 1억7133만 주로 8위, 광전자는 1억1137만 주로 11위에 올랐다. 이밖에 우리기술, 한국첨단소재 등도 거래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빛과전자는 2835원에서 4425원으로 56.1% 상승했고, 한국첨단소재는 2110원에서 3170원으로 50.2% 올랐다. 대한광통신도 1만3960원에서 1만6250원으로 16.4% 상승했다.

광통신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확산이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활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처리되는 데이터뿐 아니라 서로 다른 데이터센터 간 주고받는 데이터도 급증하고 있다.

DCI는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통신망이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장거리·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광섬유와 광케이블, 광증폭기, 광트랜시버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급증한 수요를 기존 공급업체들이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CI 전방 수요가 글로벌 1차 광부품 업체들의 생산능력을 넘어섰다"라며 "결과적으로 1차 업체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이 2차 업체로 배분되며 국내 업체가 수혜를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광통신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장기 공급계약 등에 나서고 있다. 광통신 장비업체 시에나는 내년 매출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생산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실적 전망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광트랜시버 업체인 루멘텀도 2028년까지 수주 물량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섬유는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광섬유의 원재료인 프리폼 생산 시설을 증설하는 데 통상 18~2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은 국내 광통신 업체들의 수주 확대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광통신은 미국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초고다심 광케이블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지난 2월 약 56억 원 규모의 864심 광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6월에는 약 355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확보했다. 두 계약을 합친 규모는 약 411억 원이다.

대한광통신은 광섬유의 원재료인 광섬유 모재부터 광케이블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일원화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올해는 미국 광케이블 제조사 INCAB AMERICA 지분 90%를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현지 생산 및 공급망 확대에도 나섰다.

수주잔고도 늘고 있다. 대한광통신의 올해 6월 말 기준 통신 제품·상품 수주잔고는 1140억7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력 제품·상품을 포함한 전체 수주잔고는 1269억4200만 원이다. 회사는 미국 수출 비중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광증폭기·광송수신기 전문기업 라이콤은 데이터센터 간 연결에 활용되는 광증폭기 분야에서 수주를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후지쯔 자회사인 1Finity와 DCI에 사용되는 광증폭기 공급계약을 두 차례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각각 약 39억 원과 21억 원으로 총 59억 원 수준이다. 계약기간은 각각 2027년 12월과 2028년 2월까지다.

라이콤의 광증폭기 수주잔고도 크게 늘었다. 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광증폭기 수주잔고는 147억 원으로 전체 수주잔고 191억 원의 약 77%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65억 원)와 비교했을 땐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라이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광증폭기 독자 모델 개발 및 양산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최근 고객사들의 데이터센터 내 스케일아웃 영역에서도 증폭기 탑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RF머트리얼즈 역시 글로벌 광통신 공급망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거론된다. 회사는 미국 광통신 기업 루멘텀에 펌프레이저 패키지를 공급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루멘텀향 관련 제품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주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광통신 부품은 데이터센터에 적용되기까지 장기간의 신뢰성 검증과 벤더 인증 과정이 필요한 데다 신규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내 기업들의 수주는 신규 벤더 선정보다는 기존 공급 관계에서 물량이 확대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공급망에 진입한 업체를 중심으로 수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다변화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중국산 광트랜시버 규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광부품 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어 비중국 업체들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국내 광통신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주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인증과 생산능력 확대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