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 주는 기업 61%…중소기업 55%는 "보너스 없다"

입력 2026-09-18 07: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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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조사 상여금 지급률 61.0%, 전년보다 2%p 하락 중기 정액 상여금 66만5000원…결제 연기로 버티는 곳 29.9%

방한 외국인의 쇼핑 지출의 중심지가 명동, 소공동을 비롯한 서울 중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3일 서울 명동 거리가 관광객 및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을 보면 지난 2분기 서울 중구 외국인 신용카드 쇼핑업 지출액은 5천684억원으로 전국 지출액의 24.1%였다. 롯데멤버스가 한국관광공사의 데이터를 가공해 분석한 결과로는 올해 5월 기준 방한 외국인 소비액 중 명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7.8%에 달했다. 연합뉴스
방한 외국인의 쇼핑 지출의 중심지가 명동, 소공동을 비롯한 서울 중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3일 서울 명동 거리가 관광객 및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을 보면 지난 2분기 서울 중구 외국인 신용카드 쇼핑업 지출액은 5천684억원으로 전국 지출액의 24.1%였다. 롯데멤버스가 한국관광공사의 데이터를 가공해 분석한 결과로는 올해 5월 기준 방한 외국인 소비액 중 명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7.8%에 달했다. 연합뉴스

추석을 일주일 앞둔 산업 현장에서 명절 상여금 명세서가 사라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7일 내놓은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를 보면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은 61.0%였다. 지난해(63.0%)보다 2.0%포인트 낮아졌다. 열 곳 중 네 곳은 명절에 별도 보너스를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같은 날 중소기업중앙회가 공개한 추석자금 수요조사에서는 상황이 더 갈렸다. 상여금을 주겠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45.1%에 그쳤다. 주지 않겠다는 곳이 38.5%, 아직 정하지 못한 곳까지 합치면 54.9%가 지급을 확정하지 못했다.

◆ 300인 이상 66.7% 대 300인 미만 60.3%

경총 조사에서 상여금 지급률은 300인 이상 기업이 66.7%, 300인 미만 기업이 60.3%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각각 1.4%포인트, 2.0%포인트 내려갔다. 감소 폭 자체가 규모가 작은 쪽에서 더 컸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는 체감경기에서 더 벌어진다. 올해 추석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답한 기업은 300인 이상에서 29.4%였지만 300인 미만에서는 47.2%였다. 17.8%포인트 차이다.

전체 응답으로 보면 경기 악화 응답은 45.2%로 지난해(56.9%)보다 11.7%포인트 낮아졌다. 경기 회복 기대가 일부 살아났다는 신호이지만, 그 기대는 대기업 쪽에 쏠려 있다.

◆ 상여금 끊은 이유 1위는 "지불 여력 악화"

지난해에는 추석 상여금을 줬지만 올해는 주지 않는 기업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지불 여력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47.4%로 가장 많았다. 매출과 이익이 줄어 돈이 없다는 얘기다.

두 번째 이유는 성격이 다르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고쳐 명절 상여금 항목 자체를 없앴다는 응답이 36.8%였다. 한 해 사정이 나빠 건너뛴 것이 아니라 제도에서 빼 버린 것이어서, 경기가 나아지더라도 되살아나기 어렵다.

중소기업 쪽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여금을 주지 않는 중소기업 가운데 별도 상여 규정이 아예 없는 곳이 30.8%였고, 경영이 어려워 지급을 포기한 곳은 7.7%였다.

명절 상여금은 법이 보장하는 돈이 아니다. 2024년 12월 고용노동부 근로기준법 질의회시집에 따르면 추석이나 설에 상여금을 주도록 강제하는 법 규정은 없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지급 기준이 적혀 있을 때만 사용자가 줄 의무가 생긴다.

거꾸로 규정에 들어가 있는 상여금을 없애는 일도 사업주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바꿀 때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올해 상여금 항목을 아예 삭제한 기업들이 이 절차를 거쳤는지가 노사 분쟁의 불씨로 남는다.

◆ 중기 정액 상여금 66만5000원…비수도권이 더 높다

주는 곳의 액수는 크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정액으로 지급하는 기업의 평균액은 1인당 66만5000원이었다. 기본급에 비례해 주는 곳은 기본급의 37.7% 수준이었다.

지역에 따라서도 갈렸다. 비수도권 중소기업의 정액 상여금은 평균 76만9000원으로 기본급의 43.9%였다. 수도권은 평균 55만5400원, 기본급의 30.4%였다. 21만원 넘는 차이다.

받는 돈은 줄었지만 쓸 돈은 그대로다. 유진그룹이 17일 공개한 추석 명절 계획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의 올해 추석 예상 경비는 평균 93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5.9% 줄어든 액수지만, 중소기업 정액 상여금 평균을 웃돈다.

지출 항목은 현금에 쏠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부모나 친척에게 주는 용돈으로 70.8%였고, 명절 선물은 12.0%에 그쳤다. 상여금이 끊기면 그 부담이 곧바로 가계 지출로 옮겨간다는 뜻이다.

◆ 필요 자금 2억5645만원 중 5848만원이 빈다

상여금 축소의 배경에는 명절 운영자금 자체가 모자란 현실이 있다. 중소기업 1곳당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5645만원인데, 이 가운데 5848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확보율은 78.44%에 머물렀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40.0%였다. 원활하다는 응답은 12.9%뿐이었다. 곤란한 이유로는 판매·매출 부진이 71.5%로 가장 많았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59.5%로 뒤를 이었다.

은행 문턱도 낮지 않다.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33.3%였다. 애로사항은 높은 대출금리가 56.5%, 대출한도 부족이 41.1%였다.

부족한 돈을 메우는 방법은 거래처 결제 대금 지급을 미루는 것이 29.9%로 가장 흔했다. 아무 대책이 없다고 답한 곳도 12.2%였다. 한 기업의 자금난이 거래 단계를 따라 번질 수 있는 구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지속되는 내수 침체와 고금리 기조 속에서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은 명절 상여금 지급에 대한 부담은 물론 단기 운영자금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금난이 연쇄 부실로 이어지지 않고 취약부문까지 정책 온기가 신속히 닿을 수 있도록 금융권의 선제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 쉬는 날도 격차…중기 85%는 추가 휴무 없다

경총 조사에서 기업 76.5%는 법정 공휴일을 포함해 나흘을 쉰다고 답했다. 닷새 이상 쉬는 기업은 14.2%였다. 반면 중소기업 가운데 법정 공휴일 외에 추가 휴무 계획이 없는 곳은 85.1%로, 추가로 쉬는 곳은 14.9%에 그쳤다.

정부는 명절 자금난에 대응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43조4000억원을 신규 공급하기로 했다. 서민·취약계층·청년층 대상 정책금융은 지난해보다 4배 늘린 4800억원 규모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지원 절차도 당겨진다. 고용노동부는 추석 전 체불임금 대지급금 처리 기간을 기존 14일에서 7일로 줄이고, 관련 융자금리를 한시적으로 내린다.

체불 단속도 함께 강화된다. 고용노동부는 추석을 앞두고 임금체불 위험이 큰 사업장 8000곳을 집중 감독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2000곳 늘어난 규모다.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누적 임금체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줄었고, 피해 근로자 수도 17.5% 감소했다.

돈을 떼인 근로자를 국가가 먼저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은 올해 7월 말까지 근로자 7만5000명에게 4700억원이 나갔다. 사업주가 밀린 임금을 직접 청산하도록 돕는 융자의 금리는 담보대출 기준 최대 연 1.2%로 한시 인하되고, 신용대출은 연 2.7%가 적용된다.

융자를 받으려는 사업주는 10월 23일까지 대출을 실행해야 한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고용노동부 상담센터 1350번으로 신고와 법률 상담을 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는 노동포털에서 접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