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정보 조사 전통시장 1.2%·대형마트 1.6% 상승 채소 52.7% 싼 시장, 밀가루·두부는 마트가 저렴
애호박 한 개 값이 2410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1250원이던 것이 92.8% 뛰었다. 한국물가협회가 조사한 추석 차례상 품목 가격 동향에서 상승률이 가장 컸던 품목이다.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1년 만에 다시 30만원을 넘었다. 18일 확인된 한국물가정보 조사를 보면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30만2500원으로 지난해(29만9000원)보다 1.2% 올랐다. 같은 상을 대형마트에서 차리면 39만7700원으로 1.6% 상승했다. 두 채널의 격차는 9만5200원이다.
핵심은 이 격차가 품목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28개 품목을 통째로 한 곳에서 사면 비용은 조사 평균에 수렴하지만, 품목별로 구매처를 나누면 수만원이 남는다. 올해 조사에서 처음 온라인 플랫폼까지 비교 대상에 들어간 것도 그래서다.
◆ 채소는 시장이 52.7% 싸고, 깐도라지는 71.9% 차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37개 시장을 포함해 제수용품 28개 품목을 조사했다. 그 결과 4인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5만2553원, 대형마트 43만2062원이었다. 마트가 18.4%, 금액으로 7만9509원 비쌌다. 온라인 플랫폼 평균은 37만367원으로 대형마트보다 약 6만원 낮았지만 전통시장보다는 4.8% 높았다.
품목군별로 보면 차이가 선명하다. 같은 조사에서 채소류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52.7% 저렴했다. 수산물은 32.2%, 육류는 16.9% 낮았다.
단일 품목 중 격차가 가장 큰 것은 깐도라지로 전통시장이 71.9% 저렴했다. 고사리도 68.6% 낮았다. 나물류처럼 소분해 파는 품목에서 전통시장의 가격 우위가 두드러진다는 뜻이다.
◆ 밀가루·두부는 마트가 더 싸다
반대 사례도 분명하다. 한국물가협회 조사에서 밀가루와 두부 등 일부 가공식품은 대형마트 가격이 전통시장보다 낮았다. 28개 조사 품목 중 사과·배·생선 등 18개는 전통시장이 최저가였지만, 나머지는 다른 채널이 유리했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차례상 비용의 유통 채널 간 격차는 대부분 신선식품에서 발생했다"며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에서 구매하고 가공식품은 대형마트나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도 "올해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해 소비자가 다양한 구매 경로의 가격 정보를 비교·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폭염·집중호우가 올린 품목, 내려간 품목
올해 가격을 밀어올린 원인은 여름 날씨다. 폭우와 일조량 감소가 애호박 값을 두 배 가까이로 끌어올렸고, 제수용 배 5개는 2만7300원으로 16.0% 올랐다. 대과 비율이 줄어든 영향이다. 쇠고기 양지는 10.5% 상승했다.
축산·수산도 비껴가지 못했다. 전통시장 닭고기 1.5㎏은 9000원으로 12.5% 올랐고, 계란 10알 값은 16.7% 뛰었다. 러시아산 동태포는 유가와 환율 영향으로 1만3000원까지 올라 상승률 30.0%를 기록했다.
내린 품목도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차 조사에서 참조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24.5% 떨어졌다. 정부 수급 안정 조치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물가정보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과 집중호우로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기온이 낮아지면서 농산물 생육과 출하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품목별 가격 추이를 살피며 구매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장보기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성수품 18만3000t·할인 1030억원…체감 가격은 별개
정부는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19대 성수품 18만3000t을 공급하기로 했다. 평시 공급량의 1.6배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과일은 평시의 3배가 방출된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는 1030억원이 투입돼 농축산물은 40%, 수산물은 50%까지 할인이 적용된다.
전통시장 이용자에게는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각각 300곳 시장에서 국산 농축수산물 구매액의 최대 30%를 환급한다. 1인당 분야별 한도는 2만원이다. 6만7000원 이상 구매하면 한도를 채울 수 있어 농축산물과 수산물을 각각 사면 최대 4만원을 환급받는다.
다만 할인 지원은 참여 점포와 지정 품목에 한정되고, 환급은 당일 영수증과 신분증을 갖춰 현장 창구에서 받아야 한다. 대책 규모가 크더라도 소비자가 실제 계산대에서 체감하는 금액은 구매처와 품목 선택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 통계마다 다른 차례상 값, 기준을 봐야 한다
같은 4인 차례상인데 30만2500원과 35만2553원, 30만3750원이 동시에 나온다. 조사 기관마다 품목 구성과 조사 지역, 시점이 달라서다. 한국물가협회가 6개 도시 전통시장을 조사한 값은 30만3750원으로 지난해보다 4.1% 올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값이 가장 높은 것은 조사 품목과 대상 시장 범위가 다른 데 따른 차이다.
상승률도 조사에 따라 1.2%에서 4.1%까지 벌어진다. 특정 수치 하나를 물가 전체로 읽기보다, 자신이 실제로 살 품목의 가격 추이를 보는 편이 실용적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폭염 영향으로 일부 채소 가격이 올랐지만 과일류와 가공식품 등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 전체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품목별로 유통업태 간 가격 차이가 큰 만큼 구매처를 나눠 이용하면 장보기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