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주민 무제한 접촉 36년만에 허용되나…정부 '신고 거부 삭제' 입법 찬성

입력 2026-09-17 14: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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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에 찬성 입장…"국정원·법무부도 동의"
안철수 "위험한 접촉 막을 대책 먼저 필요"…통일부 "사전신고 관리체제는 유지"

정동영(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병삼 기획조정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병삼 기획조정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고 낸 신고를 선별해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폐기하는 입법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실제 입법시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교류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가운데 국가안보 위협 등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북한 주민 무제한 접촉 허용

17일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작년 6월에 국회에 제출된 해당 개정안은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3항의 삭제를 골자로 한다.

이 조항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도록 하며, 통일부 장관은 남북교류와 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통일부가 해당 조항을 근거로 북한주민 접촉 사전신고를 거부한 사례는 2022년 4건, 2023년 44건, 2024년 25건, 2025년 16건 등이다.

통일부는 김 의원의 개정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작년 7월 통일부 내부 지침인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에 남북 주민의 접촉을 제한하던 규정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있다.

국정원과 법무부는 그간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국회 외통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 9월 "수리 거부 요건 삭제는 남북간 교류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관리 통제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하며, 특히 간접 접촉 신고 폐지로 북한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국가 안보상 위협을 초래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죄의 예방과 차단 측면에서 거부 사유를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혀왔다.

그러나 안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과 법무부는 지난 2월 통일부 주도 관계부처 협의에서 법 개정 '수용'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대북송금 우려"

일각에서는 민간 대북 접촉이 전면 확대되면 '불법 대북송금' 등이 발생해도 걸러낼 안전장치가 사라진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 의원실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북한 주민 접촉 관련 법령 위반으로 총 33건이 적발돼 과태료 부과 10건·서면경고 23건 등 조치가 이뤄졌다.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 관계자를 신고 없이 접촉했던 사례도 5건 있었다.

안 의원은 "민간 교류를 확대하는 것과 국가의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르다"라며 "국정원과 법무부는 법적 안전장치 삭제에 왜 찬성으로 돌아섰는지, 자체 검토를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현재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로, 여당이 동의하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